구글이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와 애플 iOS 등 기존 운영체제에 도전장을 내밀 준비를 하고 있다.

구글은 새로운 통합 운영체제를 개발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기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와 완전히 차별화하겠다고 자신한다.

구글이 결국에는 스마트폰 등 하드웨어 개발도 본격화해 애플에 맞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구글, 새 통합 운영체제 개발 착수해 애플과 MS 위협  
▲ 선다 피차이 구글 CEO.
11일 외신을 종합하면 구글이 새 운영체제 ‘퓨시아’ 개발계획을 발표하며 소프트웨어 플랫폼전략에 대규모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전자전문매체 씨넷은 “구글이 새 운영체제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와 애플 iOS에 모두 도전장을 내밀었다”며 “자체 플랫폼 확대전략에 무한한 가능성이 열린 것”이라고 보도했다.

구글은 개발자 웹사이트 등에 퓨시아 운영체제의 소스코드 등 기본적인 정보를 공개했지만 어느 종류의 기기에 적용되는 운영체제인지 등 정확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구글이 지난해까지 모바일 운영체제 안드로이드와 노트북용 운영체제 크롬OS의 통합을 목표로 연구개발을 지속한 점을 놓고 볼 때 퓨시아가 이 통합 운영체제 프로젝트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전자전문매체 더버지는 “구글의 핵심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퓨시아 프로젝트에 참여했다고 밝혔다”며 “단순한 실험에 그치기보단 미래의 성장을 위한 중요한 사업일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구글은 운영체제 전략에서 대규모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구글이 저가형 노트북 ‘크롬북’ 시리즈에 적용하던 운영체제 크롬OS는 개발이 사실상 중단됐다. 9월 공개되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새 버전은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등 외부기기와 통합을 목표로 개발됐다.

크롬OS는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와 애플의 맥OS 등 PC 운영체제 분야의 강력한 경쟁자에 밀려 시장확대에 고전해왔다. 안드로이드 역시 애플 iOS와 비교해 성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계속 받고 있다.

구글은 각각의 플랫폼에 맞춘 운영체제를 따로 개발해 경쟁하는 전략으로 승산이 없다고 판단해 모바일과 PC, 사물인터넷 등에 모두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통합운영체제 개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비슷한 전략으로 윈도10 운영체제를 노트북에 이어 태블릿과 스마트폰, 사물인터넷 기기까지 적용하려는 목표를 두고 있었다. 하지만 스마트폰사업에서 시장확대에 고전해 모바일 관련사업을 사실상 중단했다.

구글의 경우 안드로이드가 글로벌 스마트폰시장에서 8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한 만큼 충분한 사용자기반을 갖추고 있다. 이들을 PC와 사물인터넷, 자동차용 운영체제로 끌어들일 수 있다면 강력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퓨시아 프로젝트의 중요한 특징은 리눅스를 기반으로 개발된 안드로이드와 달리 구글의 자체 개발언어 ‘다트’를 기반으로 개발된다는 점이다. 이 경우 PC를 기반으로 개발된 리눅스보다 모바일 운영체제의 성능과 효율을 더 끌어올릴 수 있다.

구글이 그동안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제조사에 위탁생산하던 ‘넥서스’ 스마트폰 시리즈를 올해부터 ‘픽셀’ 브랜드로 새로 이름지어 출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구글이 모바일 운영체제와 앱 플랫폼, 하드웨어 개발과 생산을 수직계열화한 애플의 전략을 따라가 자체 스마트폰 개발도 본격화할 경우 향후 새로운 강자로 떠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구글, 새 통합 운영체제 개발 착수해 애플과 MS 위협  
▲ 구글의 '넥서스' 브랜드 스마트폰.
선다 피차이 구글 CEO가 6월 열린 개발자회의에서 “스마트폰 개발에 역할을 좀더 강화하려는 목표를 두고 있다”고 말한 점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싣는다.

구글의 통합운영체제 개발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기존 안드로이드 사용자를 흡수해 다양한 기기에서 콘텐츠와 앱, 서비스 판매수익을 거둘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이를 기반으로 애플처럼 자체 스마트폰에 운영체제를 최적화한 제품을 내놓을 경우 기존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사용하던 삼성전자 등 제조사에 강력한 위협이 될 가능성도 나온다.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최대 장점으로 삼던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모바일과 PC시장에서 연동이 약점으로 꼽히는 만큼 구글의 야심찬 움직임을 주시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씨넷은 “현재 사용되는 운영체제들은 기능과 효율성, 보안 등 측면에서 여전히 많은 발전이 필요하다”며 “구글이 새 운영체제로 윈도와 iOS의 높은 장벽을 넘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