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청룡의 해인 2024년 반도체 업황 반등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온디바이스AI 분야가 주목을 받고 있다.

향후 온디바이스 시장이 본격 확대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인데 관련된 반도체 산업 밸류체인에 속한 다양한 국내 중소형주도 투자자들의 눈길을 끈다.
 
'청룡의 해' 온디바이스AI 꽃피운다, 제주반도체 고영 칩스앤미디어 수혜 기대

▲ 애플이 AI를 자체 탑재한 새 아이폰 모델을 내년 출시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온디바이스 시장이 본격 개화를 앞두고 있다. < Mobile Syrup >


28일 관련 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국내 증권가에선 내년에 온디바이스 산업이 본격적으로 개화할 것으로 입을 모으고 있다.
  
온디바이스란 개별 전자기기에 AI(인공지능)가 자체 탑재되는 기술을 일컫는 말이다. 

기존 AI 기술은 거대한 중앙 데이터센터에 존재하는 클라우드를 한 번 거쳐 정보를 처리해 왔다. 

반면 온디바이스는 클라우드를 거치지 않고 기기 자체에서 정보를 처리함으로써 작업 속도 개선 및 보안 강화를 기대할 수 있으며 인터넷과 연결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작업이 가능한 등 장점을 갖추고 있다.

글로벌 업체들은 향후 스마트폰, PC, 자동차, 가전, 헬스케어 등 다양한 기기에 AI 칩을 탑재함으로써 온디바이스 시장이 본격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삼성전자 및 중국업체들이 2024년부터 모든 제품군에 AI를 탑재한다고 발표해 둔 상태다.

삼성전자의 경우 이미 내년 1월17일 최초의 온디바이스 스마트폰인 갤럭시 S24를 공개하고 같은달 30일부터 글로벌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갤럭시 S24는 온디바이스 기술을 통해 실시간 통화 통역, 이메일 요약 등 기능을 제공할 것으로 추정된다.

애플 역시 콜롬비아대와 AI를 공동개발해 내년 9월 아이폰16에 생성형AI를 자체 탑재해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KB증권에 따르면 2027년까지 온디바이스 스마트폰의 연평균 출하 성장률은 83%로 추산된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같은 기간 연평균 3.3%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점에서 사실상 향후 스마트폰 시장을 온디바이스 스마트폰이 주도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밖에 내년 상반기부터 글로벌 PC 업체들이 AI가 탑재된 PC 250종 이상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같은 온디바이스의 확대가 관련 반도체 기업에 수혜를 가져다 줄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반도체 업황 반등은 챗GPT 등 AI 관련 신기술에 대한 기대감이 주요 동력이었는데 새로운 AI 기술이 등장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뿐 아니라 PC, 웨어러블기기, 가전, 자동차, 보안, 헬스케어 등 실생활의 다양한 분야로 온디바이스가 확산되며 관련 AI칩 수요도 동시에 급증할 것이다”고 말했다.

수혜 가능한 부문으로 물론 기존의 메모리반도체를 우선 떠올릴 수 있다. 온디바이스 스마트폰은 기존 모델 대비 메모리 탑재량이 2배, PC는 2.7배로 메모리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다만 이 가운데서도 온디바이스가 필요로 하는 특정한 메모리가 있는데 이 기술을 영위하고 있는 국내 중소형 종목이 있어서 눈길을 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주력제품은 모바일/서버용 고용량 메모리다. 그런데 온디바이스는 기술 특성상 이 밖에도 저전력반도체(LPDDR)를 필수적으로 요한다. 

제주반도체가 이 분야에서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제주반도체의 매출 가운데 LPDDR의 비중은 70%에 달할 정도로 주력제품으로 꼽힌다.

특히 제주반도체는 온디바이스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퀄컴과 미디어텍 모두로부터 LPDDR 반도체 인증을 받은 유일한 국내 기업이다. 글로벌적으로도 보아도 미국의 마이크론과 더불어 유이하다.

현재 제주반도체의 주력 모델은 LPDDR2이지만 향후 온디바이스 발전에 따라 상위 모델인 LPDDR4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LPDDR4의 ASP(평균판매단가)가 LPDDR2보다 최소 30% 이상 높다는 점에서 수익성 증가를 기대해볼 수 있다.

허선재 SK증권 연구원은 “2024년부터 AI기능이 탑재되는 기기가 모바일, PC 뿐 아니라 가전제품까지 본격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LPDDR4 등 다양한 저전력반도체 판매업체인 제주반도체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정현 하나증권 연구원도 “2024년 온디바이스 시장 개화를 앞둔 가운데 퀄컴 및 미디어텍 등 주요 칩셋 공급사로 LPDDR을 판매하는 제주반도체의 중장기 성장이 예상된다”고 보았다.
 
'청룡의 해' 온디바이스AI 꽃피운다, 제주반도체 고영 칩스앤미디어 수혜 기대

▲ 제주반도체는 온디바이스에 필수적인 LPDDR 반도체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한편 고영은 반도체 검사장비를 제조하는 기업인데 마찬가지로 온디바이스 확대에 따른 수혜 기대감을 받고 있다.

온디바이스용 반도체의 경우 패키징 단계에서 기존 방식과 다른 WLP(웨이퍼 레벨 패키지) 기술이 활용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고영이 WLP 공정에 대한 검사 솔루션을 갖추고 있다. 

웨이퍼로부터 이미 떨어져 나온 반도체 칩을 하나씩 패키징하던 기존 방식과 달리 WLP는 웨이퍼 단계에서 통째로 패키징을 한 뒤 검사를 거쳐 칩을 떼어낸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고영의 WLP 공정검사 솔루션 마이스터W 시리즈가 올해 하반기 글로벌 고객사의 양산 라인에 투입됐다”며 “향후 온디바이스가 본격화되면서 검사 수요 확대로 수혜가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마지막으로 온디바이스용 반도체에는 향후 NPU(Neural Processing Unit, 신경네트워크처리기)가 핵심적으로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NPU는 AI용 딥러닝에 적합한 연산들을 가속해주는 용도로 설계된 칩인데 이미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이 자체적으로 NPU를 개발해 자체 온디바이스에 채용하고 있다.

칩스앤미디어가 이 NPU에 필요한 영상 코덱 및 IP(설계자산)를 공급하는 기업이다.

박준영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2024년 온디바이스 시장이 개화하며 해당 서비스를 구동하는 NPU에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칩스앤미디어가 수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