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넥슨과 라인게임즈, 엔씨소프트와 크래프톤 등 국내 대표 게임 기업들이 루트슈터(슈팅RPG) 게임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국내보다는 글로벌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해지자 서구권에서 인기가 높은 장르에 도전하는 것으로 보인다.
▲ 넥슨이 개발한 루트슈터 게임 '퍼스트 디센던트' 이미지. 넥슨은 퍼스트디센던트를 PC게임 판매망 스팀과 콘솔플랫폼 플레이스테이션, 엑스박스를 통해 2023년 안에 출시하기로 했다. |
11일 게임업계 따르면 넥슨과 라인게임즈는 루트슈터(슈팅 RPG) 신작을 사전 출시 또는 공개 테스트 형식으로 선보인 뒤 연내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루트슈터란 서든어택과 같은 슈팅게임에 파밍 육성 등 RPG(역할수행게임) 요소를 가미한 장르다.
2013년 출시해 아직도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워프레임(캐나다 디지털익스트림즈)'이 이 장르의 대표작으로 손꼽힌다. 한국보다는 북미와 유럽 등에서 인기가 높다.
워프레임은 부분무료화 과금모델로 연간 1천억 원 수준의 매출을 내고 있으며 최근에는 중국에서도 인기를 얻기 시작해 국내기업들이 뛰어들 환경이 무르익었다는 시선이 많아지고 있다.
특히 루트슈터는 진입장벽이 높지 않아 대형 신작들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기존 작품들과 차별점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흥행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작품성 있는 루트슈터를 만들었다고 해도 캐릭터 성장 곡선을 잘못 설계하거나 몬스터 난이도 조절에 실패하면 이용자의 외면을 받을 위험성도 안고 있다. 이는 2013년 출시작이 여전히 높은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넥슨이다.
넥슨은 9월 루트슈터 퍼스트 디센던트 공개테스트를 진행했다.
넥슨은 2023년 크고 작은 성공을 거뒀고 기존 IP(지식재산)를 활용한 게임들도 흥행하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메이플스토리와 던전앤파이터 등 기존 대표작을 이어갈 대형 히트작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넥슨은 서구권과 글로벌 이용자를 겨냥해 퍼스트 디센던트를 개발했다. 서구권의 주요 플랫폼인 콘솔(플레이스테이션, 엑스박스 등)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다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게임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SF세계관 속에서 사격을 통해 사냥과 아이템 획득을 하는 루스슈터의 왕도를 따르면서도 그래플링 액션과 파쿠르 액션을 가미해 박진감과 조작감을 극대화시켰다는 특징을 가진다.
또 귀여운 미형의 캐릭터들을 많이 추가해 기존 루트슈터 작품들이 공략하는데 어려움을 겪은 아시아 및 여성 이용자 확보에 힘을 싣기도 했다.
▲ 라인게임즈가 개발한 루트슈터 '퀀텀나이츠'는 기존 루트슈터에 중세 판타지 세계관을 가미한 것이 특징이다. 라인게임즈는 PC게임 판매망 스팀을 통해 연내 글로벌 서비스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
라인게임즈(구 넥스트플로어)는 과거 흥행작 드래곤플라이트 이후 캐주얼 모바일게임 중심의 라인업을 유지해왔는데 2023년 초 키를 잡은 박성민 대표는 PC와 콘솔플랫폼 진출을 위해 루트슈터를 개발했다. 그 대표작이 바로 신작 게임인 '퀀텀나이츠'다.
퀀텀나이츠는 사격과 SF세계관이 주요 특징인 루트슈터로서는 특이하게도 중세 판타지 세계관을 배경으로 한다. 중화기와 판금갑옷을 두른 중세기사를 플레이할 수 있다.
이는 동일 장르의 대표작 워프레임 등이 모두 가깝거나 먼 미래를 배경으로 한다는 점과 차별화된다. 이밖에 정해진 클래스가 없어 획득한 아이템을 통해 자유로운 육성을 할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해볼만 한 점이다.
넥슨과 라인게임즈가 앞세운 차별점들이 루트슈터 장르의 재미와 잘 어우러진다면 워프레임을 대체할 신작을 기다리는 글로벌 게임 이용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국내 게임사들은 국내에서 성공한 뒤 중국과 일본 동남아시아에 진출하고 마지막으로 서구권과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는 단계별 성공공식을 따랐다.
그러나 배틀그라운드와 블루아카이브 등이 이러한 공식에 구애받지 않고도 성공하면서 애초에 글로벌시장을 노리는 시도가 많아지고 있다. 현재 펼쳐지고 있는 개발사들의 루트슈터 개발 경쟁도 이런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한편 엔씨소프트와 크래프톤도 2024년엔 루트슈터 프로젝트를 대중에 선보일 준비를 하고 있다.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