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국산업은행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구축한 지배구조의 변수로 다시 부각되고 있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은 해외 경쟁당국의 독과점 우려에 안개 속에 빠진 상황이다. 이에 인수합병을 전제로 한진칼의 대주주가 된 산업은행이 한진그룹의 지배구조를 흔들 가능성이 제기된다.
 
산은 한진칼 지배구조 변수로 재부각, 조원태 아시아나와 합병 더 중요해졌다

▲ 한국산업은행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구축한 지배구조에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고의 인수합병에 부정적인 기류가 흐르면서 인수합병을 전제로 한진칼의 대주주가 된 산업은행의 보유지분의 향방에 관심이 모인다.


1일 한진칼 주가가 최근 2주 사이 20% 넘게 급등한 원인을 두고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 무산 가능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나증권은 1일 한진칼에 대해 “인수합병 무산 가능성에 한진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전망이 나온다”며 “외부 대주주 지분율이 상당해 향후 경영권 이슈가 부각될 가능성에 주가가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이 무산되면 이를 전제로 한진칼 지분을 보유했던 산업은행의 명분이 약해진다. 이에 산업은행 지분이 어디로 향하느냐에 따라 한진그룹 지배구조에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산업은행은 1분기 말 기준 한진칼 지분 10.58%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 지분은 조 회장의 한진그룹 지배력 행사에 사실상 백기사 역할을 했다. 

한진칼 지분율(1분기 말 기준)을 살펴보면 조 회장과 특수관계인 지분은 19.79%으로 우호세력인 델타항공(지분율 14.90%)과 산업은행(10.58%)을 빼놓고는 조 회장이 확고한 지배력을 갖췄다고 보긴 어렵다.

여기에 대주주 가운데 지분 보유의 속내를 알 수 없는 기업들이 있다. 호반건설은 한진칼 지분 11.56%, 팬오션은 지분 5.85%를 각각 보유 중이다.

호반건설과 팬오션은 지분 매입할 당시 단순투자목적이라고 밝혔지만 두 회사가 과거 항공사 인수전에 참가한 바 있다는 점은 눈여겨 볼 만하다.

조 회장은 2020년 경영권 분쟁 당시 산업은행을 우호세력으로 끌어들이면서 경영권을 안정화하는 데 성공했다.

2020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반도건설, KCGI와 손잡고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을 일으켰는데 산업은행이 한진칼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조 회장이 지분율에서 확실히 앞서게 됐다.

조 회장에겐 지배구조를 둘러싼 여러가지 전망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을 성사시키는 일이 더욱 중요해졌다. 문제는 유럽과 미국에서 흐르고 있는 인수합병에 대한 부정적인 기류가 흐르고 있다는 점이다.

5월18일 유럽연합 경쟁당국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와 관련해 중간심사보고서를 공개했다. 해당 보고서에서 파리, 바르셀로나, 로마, 프랑크푸르트 노선에서의 독과점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다음날 미국에서는 현지 언론이 법무부가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을 막기 위한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