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스텔란티스 배터리공장 무산 위기, 캐나다에선 연방정부 비판 목소리

▲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가 캐나다에 전기차 배터리공장 건설을 재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현지시각으로 2022년 3월23일 열린 ‘LG에너지솔루션-스텔란티스 합작공장 설립’ 기념식에 참석한 드류 딜켄스 윈저시 시장(뒷줄 왼쪽에서 2번째)과 더그 포드 온타리오주 주총리(앞줄 왼쪽에서 2번째). < Stellantis >

[비즈니스포스트] 캐나다 지역사회 및 관련당국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의 전기차 배터리공장 건설 재개를 요청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연방정부가 해당 공장에 약속했던 보조금을 차질 없이 지급해 공장 가동이 지연되는 일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30일 캐나다 지역언론 윈저스타에 따르면 배터리공장이 건설되는 캐나다 윈저시 시장을 포함한 정치인과 현지 노동조합, 학계 관계자들이 연방정부와 LG에너지솔루션 및 스텔란티스 측의 조속한 합의를 촉구했다. 

이들은 현지시각으로 29일 윈저시 시청에 모여 공장 보조금 지급을 두고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캐나다 연방정부를 규탄하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드류 딜켄스 윈저시 시장과 10여명의 시의원, 캐나다 자동차산업 최대 노동조합인 유니포(Unifor) 및 윈저시에 위치한 대학교 관계자들이 모였다.

딜켄스 시장은 지역경제에 큰 도움이 되는 배터리공장을 두고 연방정부가 보조금 협상 타결을 계속해서 미룬다면 공장이 미국으로 이전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가 캐나다에 건설중인 배터리모듈 생산라인 일부를 미국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데 따른 것이다.

윈저스타에 따르면 그는 “협상이 미뤄질수록 배터리 모듈공장이 미국 미시건주로 이전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공장 건설이 무산되면 윈저시에 만들어질 3천여 개의 일자리와 지역경제가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딜켄스 시장은 현지시각으로 26일 배터리공장 건설 재개 합의를 연방정부에 요청하는 지역주민들의 서명을 모으기 위해 직접 청원서까지 배포할 정도로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지 자동차산업 노조도 윈저시 지역 정치권과 한목소리를 냈다. 

윈저스타에 따르면 유니포의 윈저시 지부장 데이브 캐시디는 “윈저시 지역 노동자에게 고임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배터리공장이 필요하다”며 “정부 보조금은 외국기업 배만 불리는 것이 아니라 지역경제에 투자하는 성격이 크다”고 말했다. 

캐시디 지부장은 또한 윈저스타를 통해 그가 스텔란티스 북미지역 최고운영책임자(COO)인 마크 스튜어트와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윈저스타에 따르면 스튜어트 COO는 캐시디 지부장에게 “(정부측과 협상을 위한) 시한이 남아있긴 하지만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보조금 문제로 공장 건설이 계속해서 지연된다면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 측도 부담감이 커져 대안을 찾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캐나다 칼튼대학교 교수 이안 리는 캐나다 CBS방송과 인터뷰에서 “연방정부와 주정부 정치인들 모두 공장을 유치해 지역 경제를 되살리겠다는 발언을 했다”며 “정치인들이 자신의 발언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라도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 배터리 공장을 위한 보조금 협상을 타결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온타리오주 정부는 현재 LG에너지솔루션 및 스텔란티스 측에 대규모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다시금 재확인하고 연방정부에 공을 넘긴 상태다.

그러나 캐나다 연방정부는 재정 문제와 정치권의 반발 등을 고려해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가 건설하는 배터리공장에 지급하는 보조금을 당초 약속보다 축소하는 방안을 꾸준히 검토하고 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