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홍원학 삼성화재 대표이사 사장이 중국 보험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중국 IT기업 텐센트와 함께 세운 합작법인 이사회 의장에 중국 현지 보험전문가를 앉힌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으로 중국에서 삼성그룹의 영업 활동이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현지 전문가의 영입은 삼성화재의 영업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 홍원학 삼성화재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중국 보험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중국 IT기업 텐센트와 함께 세운 합작법인 이사회의장에 중국 현지 보험전문가를 앉힌다. |
22일 삼성화재의 중국 합작법인 삼성재산보험 홈페이지에 따르면 런후이촨 텐센트 수석 컨설턴트를 차기 삼성재산보험 이사회 의장으로 임명한다.
런후이촨 내정자는 1969년 태어나 하얼빈공과대학교를 졸업하고 베이징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1992년 중국 민영보험사인 핑안그룹에 들어가 CFO, CEO, 이사회부의장 등 주요 요직을 지냈다. 2020년 텐센트에 수석 컨설턴트로 합류했고 2022년 9월부터는 삼성재산보험의 임시 책임자를 맡아왔다.
홍 사장이 중국 합작법인에 현지 보험전문가를 영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삼성화재는 올해 2월23일 삼성재산보험 총경리(CEO)에 30여 년 가까이 보험분야에서 일해 온 리하오를 앉혔다.
1968년 태어난 리하오 총경리는 윈난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핑안그룹 자회사인 핑안건강보험 총경리를 지낸 보험전문가다.
합작법인의 1대 주주인 삼성화재가 현지 보험전문가를 합작법인의 경영 전면에 앞세운 것은 답보 상태의 매출 상황을 개선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삼성화재는 중국 손해보험시장이 건강과 상해보험을 중심으로 강한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하며 사업을 진행했으나 보험료 매출은 제자리걸음을 해왔다.
삼성재산보험의 매출을 살펴보면 2019년 9억8200만 위안, 2020년 10억1200만 위안, 2021년 9억400만 위안, 2022년 8억9900만 위안 등이다.
게다가 현지 보험전문가의 영입은 미국과 중국의 갈등으로 중국에서 삼성그룹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상황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17일 미국 IT 전문매체 샘모바일은 1분기 삼성전자의 부진한 중국 매출을 두고 “급격한 매출 감소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을 포함한 글로벌 불확실성과 함께 다양한 요인에 따른 것이다”고 지적했다.
샘모바일은 삼성을 포함한 한국 기업에 대한 중국 대중의 부정적 평가가 삼성전자 중국 매출의 감소에 영향을 주었다고 바라봤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지 경험이 풍부한 보험전문가의 등용은 합작법인의 위기대응능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런후이촨 내정자는 보험업 경험이 풍부하고 다양한 보험 업무에 익숙해 업무 능력과 관리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핑안그룹에서 일할 때 고객 세분화, 리스크 선별, 업무 채널과 운용 플랫폼의 구축 등을 추진해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린 경험을 가지고 있다.
리하오 총경리도 말단 관리직에서 전문경영인까지 오른 입지전적의 인물이라 업무 경험이 풍부하고 각종 보험 업무에 익숙하다는 평을 듣는다.
홍원학 사장은 중국 합작법인의 경영진을 현지인들로 채우는 것뿐만 아니라 사업 파트너인 텐센트의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텐센트는 중국의 대표적 메신저 서비스인 위챗을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위챗의 사용자 수는 12억 명에 이른다.
이에 삼성화재는 텐센트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중국 온라인 보험시장을 적극적 공략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삼성화재는 그동안 중국 현지에서 기업을 대상으로만 보험영업을 해왔는데 텐센트의 위챗을 발판으로 삼아 개인보험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려 한다.
홍 사장은 9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금융권 공동투자 설명회에서 “글로벌 2대 손해보험시장인 중국에서 현지 기업과 디지털 합작법인을 출범시킨 만큼 B2C(기업과 소비자 사이 거래)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