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스텔란티스 캐나다 배터리공장에 새 변수, 강성노조 설립 가능성

▲ 캐나다 자동차산업 대표 노조가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 배터리 합작공장에 노조 설립을 추진한다.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에 위치한 스텔란티스 자동차공장.

[비즈니스포스트] 캐나다 정부의 보조금 지급 문제로 건설이 중단된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의 캐나다 배터리 합작공장에 노사협상이 새로운 변수로 등장하게 됐다.

현지 자동차산업 노동조합이 해당 배터리공장에 노조 설립을 예고하면서 임금 상승과 복지혜택 강화를 적극적으로 주장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미국 지역언론 디트로이트뉴스에 따르면 캐나다 자동차산업 최대 노동조합인 유니포(Unifor)가 GM과 포드, 스텔란티스를 상대로 적극적인 협상에 나서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라나 페인 유니포 위원장은 성명을 내고 이번 협상이 매우 오랜만에 이뤄지는 노사 간 대화라는 점을 강조하며 “논의 결과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유니포는 약 2만 명의 캐나다 자동차산업 노조 조합원을 대표하는 노조다.

최근 유니포가 활발한 활동을 예고한 데는 인플레이션과 자동차 산업의 전기차 전환이 빨라지면서 노동자들의 권익을 지키기 어려워졌다는 점이 배경으로 작용했다.

물가 상승에 맞춰 임금을 높여야 할 필요성이 커진데다 내연기관 차량 생산라인이 전기차로 바뀌는 사례가 늘어나며 인력 감축이 이뤄질 가능성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유니포는 스텔란티스를 상대로 신규 투자와 관련한 노동자 임금 및 복지혜택을 우선순위에 둔 대화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스텔란티스가 캐나다에서 진행하고 있는 대표적인 신규 투자는 LG에너지솔루션과 온타리오주 윈저에 50억 캐나다달러(약 4조9천억 원)를 들여 진행하는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 신설이다.

해당 공장은 2024년부터 가동을 목표로 두고 건설이 진행되고 있었지만 최근 일부 작업이 중단됐다.

캐나다 정부에서 정치적 여론 등을 고려해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 배터리공장에 제공하기로 한 보조금 등 혜택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디트로이트뉴스는 만약 보조금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돼 공장 건설이 재개된다면 유니포가 해당 공장에서 대표교섭 지위를 확보해 노조 설립을 시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LG에너지솔루션이 GM과 공동으로 건설한 미국 오하이오주 공장에서 전미자동차노조(UAW)와 임금 협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 캐나다 공장에서 재현될 수 있다는 전망도 이어졌다.

전미자동차노조는 올해 초부터 LG에너지솔루션 및 GM 합작법인과 노동자 임금 인상 및 복지혜택 강화 등을 강력하게 요구하며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노동자 평균 임금을 현재의 2배 수준으로 높여달라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전미자동차노조는 사측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파업 등 단체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점도 시사하고 있다.

유니포도 전미자동차노조와 마찬가지로 강성 노조에 해당한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 캐나다 공장도 잠재적으로 노사 협상과 관련한 부담을 안게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다만 유니포는 최근 캐나다 정부를 향해 스텔란티스와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생산공장 건설이 계획대로 이뤄지도록 보조금 지원과 관련한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