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저부터 쏘나타 아반떼 다 변신, 현대차 신차로 세단 인기몰이 나선다

▲ 현대자동차가 모든 세단 라인업의 신차를 내놓고 판매 확대에 나서면서 국내 세단이 과거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7세대 아반떼 부분변경 모델. <현대차>

[비즈니스포스트] 현대자동차가 올해 상반기 안에 모든 세단 라인업의 신차를 내놓고 판매 확대에 나선다.

국내 승용차 판매 시장에서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에 밀려 판매가 뒷걸음쳐 온 세단이 다시 인기몰이를 할지 관심이 쏠린다.

28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통계에 따르면 국내 세단 판매는 최근 지속적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1년 동안 국내에서 세단은 49만4951대가 판매돼 SUV 판매량(73만4573대)에 크게 못미쳤다.

국내 전체 승용차 판매량에서 세단이 차지하는 비중을 봐도 2012년 53.4%에서 해마다 낮아져 2020년에는 41.8%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 SUV(43.3%)에 역전을 허용했다. 2021년에는 38%로 처음 40% 선이 무너진 뒤 지난해에는 34.2%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지난해 국내 승용차 판매에서 SUV가 차지하는 비중은 50.8%로 처음 절반을 넘겼다. 이는 큰 차를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성향과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SUV에 집중한 완성차업체들의 판매전략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는 올 상반기 안에 모든 세단 라인업의 디자인을 바꾸고 판매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여 국내 세단 판매량이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준대형 그랜저, 준중형 아반떼, 중형 쏘나타 등 3종의 세단을 보유하고 있다.

이 모델들은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세단 판매가 뒷걸음치는 상황에서도 지난해 전체 승용차 판매에서 각각 2위, 3위, 6위를 기록하며 단단한 팬덤을 확보하고 있다. 세단만 따졌을 때는 현대차 세단이 지난해 판매 1~3위를 독식했다.

현대차는 쏘나타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을 다음달 30일 열리는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처음 공개한 뒤 4월 국내에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신형 쏘나타가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TV 광고를 촬영하다 휴대폰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를 바탕으로 만든 유튜브 채널 뉴욕맘모스의 예상도를 보면 그랜저와 같은 일(一)자형 램프를 달고 역동성을 강조한 디자인이 적용되면서 완전변경(풀체인지) 수준으로 외관이 확 달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그랜저부터 쏘나타 아반떼 다 변신, 현대차 신차로 세단 인기몰이 나선다

▲ 8세대 쏘나타 부분변경 모델 디자인 예상도. <유튜브 채널 '뉴욕맘모스' 캡처>

현재 판매되고 있는 8세대 쏘나타는 디자인과 관련해 혹평을 받으며 판매량이 줄어든 바 있어 큰 폭의 디자인 변경은 판매량 확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19년 출시된 8세대 쏘나타는 출시 이듬해인 2020년 4만8067대를 기록한 뒤 2021년 4만5833대, 지난해 3만1929대 판매에 그쳤다. 7세대 쏘나타가 2014년 3월부터 2019년 3월까지 5년 동안 연평균 13만 대 이상 판매된 것과 대조된다.

아울러 현대차는 3월 아반떼 부분변경 모델을 국내에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27일 신형 아반떼의 디자인을 공개했다. 디자인 변화는 전면에서 도드라지는데 주간주행등 사이를 잇는 장식을 넣어 그랜저에 적용된 일자형 램프와 패밀리룩을 이뤘다. 또 기존 모델에서 헤드램프 아래 범퍼까지 큼지막하게 자리잡았던 센터그릴을 크롬 장식 위아래로 나눠 스포티한 이미지를 강조했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7세대 아반떼는 쏘나타와는 반대로 2020년 출시 당시 디자인 호평을 받으며 판매량 반등을 이뤄낸 모델이다.

앞서 6세대 아반떼는 2018년 9월 삼각형의 헤드램프가 적용한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했는데 이 모델은 '삼반떼'로 불리며 디자인에서 혹평을 받았다. 이에 아반떼는 2019년 6만2104대가 판매되며 역대 최저 연간 판매량 기록을 새로 쓰는 수모를 겪었다. 2020년 7세대 아반떼가 출시되면서 아반떼는 판매실적(8만7731대)을 회복했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번 아반떼 부분변경이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살리는 페이스리프트의 정석을 보여줬다는 호평이 많다.

지난해 11월15일 완전변경을 거쳐 브랜드 세단 최초로 수평형 램프를 달고 국내 판매를 시작한 7세대 그랜저는 신차효과에 힘입어 국내 승용차 판매 시장에서 질주하고 있다.

지난달 그랜저는 지난해 1월 판매량의 5배가 넘는 9131대가 팔려 국내에서 판매된 모든 승용차 가운데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2위 카니발(6904대)과의 월간 판매격차가 2200여 대에 달한다.
 
그랜저부터 쏘나타 아반떼 다 변신, 현대차 신차로 세단 인기몰이 나선다

▲ 7세대 그랜저. <비즈니스포스트>

현대차의 세단 라인업 새단장은 기아와의 판매량 경쟁에 있어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기아는 2021년 처음으로 국내 승용차 연간 판매량에서 현대차를 넘어선 뒤 지난해 국내에서 47만497대의 승용차를 판매해 현대차를 7만6208대 차이로 따돌리고 국내 판매 1위 자리를 지켰다.

그랜저부터 쏘나타, 아반떼까지 현대차가 강점을 가진 세단 라인업이 모두 신차를 내놓으면서 좁아져만 가던 국내 세단의 입지가 반전을 이룬다면 현대차 판매 확대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반떼 부분변경 모델은 기존 모델의 역동적 이미지와 강렬한 인상을 더욱 부각하는데 초점을 맞췄다"며 "준중형 세단 시장의 독보적 선두주자 입지를 굳건히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