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앤컴퍼니가 쌍용양회 지분을 80% 가까이로 늘렸다. 한앤컴퍼니는 경영권 분쟁 잡음을 잠재우고 시멘트 업계 1위 회사의 경영권을 완전히 장악했다.
한앤컴퍼니가 시멘트업계에서 더욱 공격적인 경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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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여을 한앤컴퍼니 회장. |
30일 업계에 따르면 한앤컴퍼니는 29일 태평양시멘트와 쌍용양회 주식의 매매계약(SPA)을 맺었다. 한앤컴퍼니는 쌍용양회 보통주 2082만8960주, 우선주 516만50주 등 태평양시멘트가 보유한 지분 전량을 주당 1만7500원, 모두 4548억 원 규모에 사들이기로 했다.
한앤컴퍼니는 출자금과 차입금을 동원해 매매대금을 지급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주식매매거래가 완료되면 한앤컴퍼니의 쌍용양회 지분은 기존 46.8%에서 79.2%로 늘어나게 된다.
이로써 한앤컴퍼니는 쌍용양회 지배력을 높였을 뿐 아니라 인수 이후 이어지던 경영권 분쟁에도 종지부를 찍었다. 한앤컴퍼니는 쌍용양회 실적개선과 시멘트업계 영향력 확대를 위한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태평양시멘트는 지난해 채권단이 지분을 쌍용양회에 매각한 데 반발하며 우선매수청구권 지위 확인 소송을 냈다.
하지만 법원은 5월27일 소송각하를 결정했다. 법원이 우선매수청구권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태평양시멘트가 경영권 분쟁 동력을 상실하고 지분을 한앤컴퍼니에 넘기기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가 매각을 고려해 지분을 더 늘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지분을 매각할 때 너무 많은 지분은 오히려 매각에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앤컴퍼니는 지분을 늘리고 지배력을 확고히 하는 쪽을 택했다. 한앤컴퍼니는 2012년 대한시멘트와 한남시멘트, 2014년 포스화인 등을 인수하며 시멘트업계에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한앤컴퍼니는 지난해 대한시멘트에서 285억 원의 배당금을 받았으나 아직 지분매각을 시도하지는 않고 있다. 한앤컴퍼니는 시멘트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업계 1위인 쌍용양회를 장악한 한앤컴퍼니가 공격적으로 시장 지배력을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앤컴퍼니는 이번 쌍용양회 지분 추가 인수로 주주총회 특별결의 정족수를 만족하는 3분의2 이상의 지분을 확보했다. 한앤컴퍼니는 쌍용양회에서 정관의 변경과 영업권 양도, 배당, 합병 등을 단독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됐다.
한앤컴퍼니는 4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차입금을 상환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나머지는 시설투자에 사용할 계획을 세웠다. 이번 주식매매계약으로 유상증자 절차는 미뤄졌으나 한앤컴퍼니가 쌍용양회 경영에 매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한앤컴퍼니는 쌍용양회를 인수한 뒤 40여 명을 내보내는 구조조정과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쌍용양회는 해외사업부문, 기술영업부문, 에너지사업부문, 감사실 등 4개 조직을 없애고 공급망관리(SCM)부문을 새로 만들었다. 또 8개 지사를 4개로 줄이고 8개 영업소를 15개로 확대했다.
쌍용양회는 윤여을 한앤컴퍼니 회장이 황동철 쌍용레미콘 사장과 함께 공동대표이사를 맡아 회사를 이끌고 있다. 윤 회장은 2010년까지 21년간 소니코리아 사장을 역임했다.
현재 쌍용양회 이사진에도 소니코리아 출신 인사가 포진돼 있다. 이동춘 전 소니코리아 부사장이 사내이사를 맡고 있고 변지환 전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 본부장이 사외이사에 올라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