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란티스 북미 배터리공장 추가투자 다급, LG엔솔 삼성SDI 협력 저울질

▲ 스텔란티스가 북미 전기차시장 공략을 위해 추가 배터리공장 투자 계획을 이른 시일에 확정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에 위치한 스텔란티스 자동차공장.

[비즈니스포스트] 글로벌 자동차기업 스텔란티스가 미국 등 북미 전기차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에 모두 4곳의 배터리공장을 신설하는 데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미국 미시건주 등 지역이 새 공장 후보지로 거론되면서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스텔란티스와 배터리 합작공장을 추가로 건설할 기회를 잡을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 지역언론 디트로이트뉴스는 6일 “스텔란티스가 북미 전기차시장 진출을 통해 시장 점유율과 수익성을 모두 높이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크 스튜어트 스텔란티스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현지시각으로 5일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티브뉴스가 개최한 행사에 참석해 미국 등 북미시장 공략 계획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스텔란티스는 지프와 크라이슬러, 푸조와 마세라티 등 다수의 유명 자동차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북미시장에서 전기차를 판매하지 않고 있다.

스튜어트 COO는 스텔란티스가 북미 전기차시장 후발주자로 진출하지만 2030년까지 모두 25종의 전기차 모델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고 밝혔다.

2030년 북미시장에서 전체 자동차 판매량 가운데 전기차 비중을 약 53%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그는 “스텔란티스는 이미 유럽에서 전기차로 충분한 수익성을 내고 있다”며 “미국에서도 내연기관 차량보다 더 우수한 수익성 및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스튜어트 COO는 스텔란티스가 이런 목표를 이뤄내기 위해 북미에 세 번째 배터리공장을 착공하는 일에 다급한 심정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북미시장에 전기차 출시 확대 목표를 순조롭게 이뤄내려면 전기차 생산에 필수적인 배터리 물량을 안정적으로 조달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스텔란티스는 현재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LG에너지솔루션과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미국 인디애나주에 삼성SDI와 합작공장 투자 계획도 확정했다.

디트로이트뉴스에 따르면 스텔란티스는 이미 미국 미시건주를 세 번째 공장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다. 또한 2030년까지 북미에 모두 4곳의 배터리공장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스텔란티스 북미 배터리공장 추가투자 다급, LG엔솔 삼성SDI 협력 저울질

▲ 스텔란티스 산하 지프가 미국시장에서 판매하는 '랭글러' 하이브리드 모델.

스텔란티스의 북미시장 진출 계획이 상당히 공격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2곳의 추가 배터리공장 투자 계획도 이른 시일에 구체화돼 실행 단계에 접어들 공산이 크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자연히 스텔란티스와 추가 배터리 합작공장 건설 기회를 두고 경쟁하는 관계에 놓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스텔란티스가 2곳의 새 배터리공장 투자 계획을 확정한다면 이미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공장 건설에 손을 맞잡은 한국 배터리업체와 협력 확대를 추진할 가능성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모두 스텔란티스가 북미 전기차 배터리시장 진출에 중요한 파트너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협력에 긍정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스텔란티스는 우선 세 번째 북미 배터리공장과 관련한 계획을 발표하고 실제 투자를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가운데 어느 기업이 수혜를 볼 지는 아직 미지수다.

스튜어트 COO는 “늦어도 2026년 초까지는 세 번째 배터리공장 가동이 시작되어야 한다”며 “이미 여러 주 정부와 투자 계획을 논의하는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추가 투자 논의가 순조롭게 이뤄진다면 스텔란티스의 네 번째 북미 배터리공장 투자와 관련한 논의도 이른 시일에 추진될 수 있다. 한국 배터리업체들에 새로운 기회가 열리는 셈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GM과 미국 배터리공장을 공동운영하고 있으며 추가로 2곳의 합작공장도 건설하고 있다. 투자 경험 측면에서 충분히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

반면 삼성SDI는 아직 스텔란티스와 건설하는 인디애나주 공장 이외에 북미에 배터리공장 건설 계획을 내놓지 않았다. 따라서 스텔란티스와 추가 배터리 합작공장 투자 기회를 잡는 데 더욱 적극적 태도를 보일 가능성도 크다.

디트로이트뉴스에 따르면 스텔란티스의 네 번째 합작공장 투자 계획은 내년 초에 확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수 개월 안에 2건의 추가 투자 발표가 나올 수 있는 셈이다.

스튜어트 COO는 “미국 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에 낙관적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북미에서 생산된 자동차에 전기차 보조금 지급 상한을 폐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스텔란티스는 캐나다 등 북미에 자동차공장을 운영하고 있어 수혜기업으로 꼽힌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