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도시정비 신규수주에서 9조 원 선을 넘어 10조 원의 벽까지 넘보고 있다.
현재 현대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곳만 따져 봐도 도시정비 신규 수주 9조 원을 충분히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물산을 이기고 울산 B-04 재개발사업까지 따낸다면 도시정비 신규수주 10조 원을 넘기는 엄청난 대기록 달성도 가능하다.
▲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도시정비 수주에서 올해 10조 바라보고 있다. |
현대건설은 26일 최근 부산 우동3구역 재개발사업을 수주해 도시정비 신규수주 8조3520억 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GS건설에서 2015년 올린 8조100억 원을 역대 최고기록을 깨고 7년 만에 새 기록을 세웠다.
우동3구역 재개발조합은 시공사를 찾기 위해 세 번이나 입찰을 진행했다. 예정 공사비는 9200억 원 수준으로 최고급 주거단지를 지으려했지만 건설사에서 원하는 공사비 수준과 맞지 않아 그동안 시공사 선정에 애를 먹었다.
현대건설은 우동3구역 재개발사업을 1조2800억 원에 수주했다. 애초 예상 공사비와 비교해 3600억 원이 늘어나면서 이번 신기록 달성에 결정적 도움이 됐다.
윤영준 사장은 공사비가 늘어난 대신 이 사업을 부산을 상징하는 랜드마크로 완성하고 더욱 안전하게 짓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건설은 통상적 공사기간인 40개월보다 10개월 늘어난 50개월을 공사기간으로 조합에 제시했다. 일반적으로 공사기간이 길어지면 건설사의 이익률이 감소한다.
이는 우동3구역이 공사 난도가 높은 대형 현장으로 지하 공간을 6층까지 짓겠다는 제안을 한 만큼 안전을 더욱 중요하게 여긴 것으로 풀이된다.
우여곡절 끝에 현대건설은 이번 수주를 통해 도시정비사업 신규수주 8조3520억 원을 달성함으로써 2위인 GS건설(4조874억 원)의 두 배가 넘는 누적수주를 자랑하게 됐다. 현대건설은 그만큼 도시정비시장에서 독보적 위치를 확보했다.
우동3구역 외에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있는 곳을 따지면 현대건설은 도시정비 신규수주에서 9조 원을 무난히 넘길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경기 강선마을14단지 리모델링사업(792세대, 예상 공사비 2800억 원), 경남 창원 성원토월그랜드타운 리모델링사업(7189세대, 예상 공사비 1조 원) 등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있다.
성원토월그랜드타운 리모델링사업은 포스코건설이 주간사로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이 참여한다. 현대건설은 이 사업에서 4천억 원의 수주를 추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사업지 두 곳에서 최종 수주를 확정 지으면 9조 원이 소폭 넘는 수주를 달성하게 된다.
여기에 삼성물산을 물리치고 울산 B-04구역 재개발사업(4080세대, 예상 공사비 1조 원) 수주에 성공한다면 도시정비 신규수주에서 10조 원 벽을 넘어서는 대기록을 작성할 수 있다.
울산 B-04구역 재개발사업은 울산 중구 교동 일대 구도심을 개발해 4080세대를 짓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이 사업은 조합원이 1035명으로 205세대의 임대주택을 제외하고도 2800세대 수준의 일반분양이 나와 사업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월31일 마감한 입찰에 두 건설사 모두 입찰에 참여하지 않아 유찰됐다. 하지만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은 11월2일 입찰마감일에 참여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모두 사업을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이 짧았던 점을 이유를 들며 우수한 제안서를 만들어 조합원들에게 최고의 사업조건을 제시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물산은 지난 23일 마감된 한남2구역 재개발사업(공사비 7900억 원)에 입찰을 참여하지 않아 울산 B-04 재개발사업 수주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곳은 사업 규모도 큰 점이 먼저 주목을 받았지만 2007년 이후 15년 만에 펼쳐지는 업계 1·2위 대결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 2007년 서울 동작구 정금마을 재건축사업(공사비 1182억 원)을 두고 삼성물산, 대우건설, 대림산업(현 DL이앤씨)를 물리치고 수주에 성공했다.
그 뒤에 GS건설이 올해 1월 수주한 이촌동 한강맨션 재건축사업(공사비 6224억 원), 현대건설이 수주한 대전 장대B구역 재개발사업(공사비 8800억 원)을 두고 현대와 삼성 두 건설사의 맞대결이 펼쳐질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실제 대결이 성사되지는 않았다.
한편 현대건설은 방배동 신동아 재건축사업(847세대, 예상 공사비 3700억 원)도 완전히 포기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입찰마감일은 10월14일이다.
현대건설은 방배신동아 재건축조합이 공정한 자세를 유지하지 못하고 포스코건설의 편의를 봐주고 있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현대건설한테는 1곳에서만 홍보가 허용된 반면 포스코건설은 공식 홍보관 외에도 오티에르 브랜드 전시관을 방배신동아 재건축사업장 인근에서 운영하고 있는데 이를 조합이 묵인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현대건설은 1차 입찰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1차 입찰에 포스코건설 단독입찰에 따라 유찰이 되면 현대건설이 참여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윤 사장은 방배5구역 재건축과 방배삼호아파트12·13동 가로주택정비사업을 따내며 디에이치 타운을 조성하려는 목표를 지니고 있고 현대건설을 지지하는 방배 신동아 재건축조합도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업계 최초의 9조 클럽 달성과 도시정비사업 신기록 행진이 계속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현대건설을 선택한 조합의 선택에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