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가상화폐 시세가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 지표(CPI)에 반응해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했다.
가상화폐시장에서 당분간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힘을 얻으면서 하락세가 더 이어질 수 있다는 시장 조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 주요 가상화폐 시세가 당분간 추가로 하락세를 보일 수 있다는 시장 조사기관의 전망이 나왔다. 비트코인 그래픽 이미지. |
14일 야후파이낸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 시세 기준으로 전체 가상화폐 시가총액은 전날보다 약 7% 하락한 9980억 달러선에 그치고 있다.
현지시각으로 13일 미국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수준으로 발표된 데 따라 주요 가상화폐 시세가 크게 떨어진 영향을 받았다.
대표적 가상화폐인 비트코인 시세도 하루만에 10% 가까운 하락폭을 기록했다.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공격적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기준금리가 높아지면 투자자들이 주식과 가상화폐 등 위험자산을 회피하는 심리도 뚜렷해지기 때문에 가상화폐 시장 전반에 악영향을 미친다.
시장 조사기관 오앤다 연구원은 야후파이낸스를 통해 “연준이 경기침체 없는 인플레이션 안정화에 성공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낮아지고 있다”며 “당분간 가상화폐 시세는 투자자들의 거센 매도세에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바라봤다.
이날 가상화폐 시세 하락이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고 지속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야후파이낸스는 “가상화폐 시세가 여전히 중앙은행 통화정책에 큰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 증명됐다”며 “가상화폐 단기 투자자뿐 아니라 장기 투자자들도 매도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시세는 꾸준한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었다.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며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을 유도할 수 있다는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기대감이 결국 무효화되면서 가상화폐 시장에서 손을 떼는 투자자들이 더욱 늘어날 가능성도 높아졌다.
다만 오앤다 연구원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주요 가상화폐 시세가 월말까지 저점을 지켜내는 데 성공한다면 9월 이후 시세 반등을 기대해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비트코인 시세가 미국 주요 거래소 기준 2만1천 달러, 이더리움 시세가 1600달러 수준을 유지하면 이를 저점으로 판단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주요 거래소에서 비트코인 시세는 2만400달러, 이더리움 시세는 1600달러 안팎에서 거래되며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발표 뒤 하락폭을 다소 만회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