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표는 지난해 4월 실적을 발표할 때만 해도 “경쟁사와 비교해 (비바리퍼블리카의) 매출규모도 우위지만 질적 측면에서도 특정 분야가 아닌 금융의 모든 영역에서 고른 성장을 보였다”며 “2021년에 본격 성장이 예상되는 계열사의 실적이 반영돼 연결기준 매출 1조 원 돌파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하며 목표 달성을 자신했다.
그러나 비바리퍼블리카는 2021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7800억 원, 영업손실 1800억 원을 거두며 매출 1조 원이라는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다. 2020년보다 매출은 100%, 영업손실은 148.61% 늘었다.
비바리퍼블리카 관계자는 “결제 부문의 공격적 마케팅과 평생 무료 송금제 도입 등으로 수수료 수익이 줄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확보한 투자금으로 계열사 지원에 나서 지난해 좌절된 매출 1조 원 목표달성에 다시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비바리퍼블리카는 7월에만 3천억 원의 투자를 받는 것을 20일 확정했다. 현재 투자를 논의하는 기관도 있어 8월에 추가 투자를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이번 투자 확정을 통해 토스의 기업가치가 8조5천억 원으로 평가받았다고 설명했다. 앞선 6월 평가인 8조2천억 원보다 3천억 원 더 올랐다.
비바리퍼블리카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7월에 받을 3천억 원 투자금은 계열사인 토스증권과 토스뱅크의 자본금 증가와 신사업 추진 자회사인 토스플레이스에 투자한다”고 말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인터넷은행 토스뱅크와 인터넷증권사 토스증권을 보유하고 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해 6월 금융위원회로부터 은행업 본인가를 받아 인터넷전문은행인 토스뱅크 사업을 시작했다.
2019년부터 추진해온 사업이었지만 당시 자금조달 능력이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고 재무 안전성에 우려가 있는 점을 지적받아 금융위원회로부터 한차례 인가를 거부당하기도 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이번 투자를 통한 토스뱅크의 자본 강화로 시장에서 받아온 자본조달 능력에 관한 의구심을 해소할 수 있게 됐다.
자본금 강화는 토스증권에도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토스증권은 약 420만 명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로 무료 수수료 기간이 끝나 실적 개선을 눈앞에 두고 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그동안 10번의 유상증자를 통해 토스증권의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해 왔다.
토스증권은 고객 혜택을 강화하기 위해 고객 예탁금에 연 1%의 이자를 지급하는 강수를 두기도 했다. 현재 국내 증권사가 제공하는 예탁금 이용료 가운데 가장 높다.
지난해 4월 출시한 ‘주식 선물하기’ 기능에는 해외 주식을 추가하고 예약 선물 기능도 보강해 고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비바리퍼블리카의 이같은 과감한 서비스 제공이 실제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 분석에 따르면 6월 기준 토스의 월간 활성화 이용자 수는 1427만 명으로 국내 플랫폼 부문 1위를 기록했다. 2위 카카오뱅크(1315만 명)를 100만 명 넘게 따돌렸다.
비바리퍼블리카는 계열사의 실적 향상에 힘입어 해마다 매출액을 2배 이상 늘리는 성장 기조를 보여 왔다.
금융업계에서는 비바리퍼블리카가 투자유치와 계열사 강화를 통해 성장세를 가속화한다면 늦춰진 기업공개(IPO)도 다시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본다.
당초 비바리퍼블리카는 상장을 약속하고 일정지분을 매각하는 방식인 프리IPO를 올해 2분기 안으로 마친뒤 2023년 안으로 상장을 이뤄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최근 기업공개 시장이 위축됐고 글로벌 경제가 얼어붙으며 투자자들의 증시침체 우려가 깊어져 비바리퍼블리카는 투자를 받는 데 난항을 겪었다.
이에 비바리퍼블리카는 내부 논의를 통해 기업공개 일정을 기존 2023년에서 2025년으로 늦추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비바리퍼블리카가 그동안 우려사항으로 꼽혔던 투자유치에서 최근 성과를 내고 있어 계열사의 실적 성장성까지 증명하게 된다면 늦춰진 기업공개에 다시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