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최초 4선 오세훈 '부활' 화룡점정, 유력 차기 대선주자로 부상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운데)가 1일 저녁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 마련된 선거사무소에서 '제8회 전국동시 지방선거' 방송 3사(KBS·MBC·SBS) 출구조사 결과를 보고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4선 고지를 밟으며 정치적 부활의 화룡점정을 찍었다.

'최초 4선 서울시장'이란 타이틀을 얻으면서 민주당 텃밭이었던 서울시의회 정치지형 변화에 힘입어 시정운영에도 탄력을 받게 됐다. 여권 내 차기 대권주자로서 존재감을 한층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일 치러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서울시장 선거에서 오후 11시36분 현재 개표가 11.78% 진행된 가운데 오 후보가 55.24%를 득표해 당선이 유력해졌다.

오 후보는 서울시민의 재시임을 받아 4선에 성공하게 되면 차기 대권주자로서 입지가 더욱 탄탄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장은 수도의 시장이라는 상징성과 더불어 1천만 명에 이르는 대도시의 선출직이라는 점에서 정치적 위상이 매우 높다. 국무회의에 참석하는 유일한 광역자치단체장이기 때문에 국정운영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을 역임하고 대통령에 당선된 뒤부터 서울시장이 갖는 대권주자로서 무게감도 한층 늘었다.

오 후보는 이미 3선 시장인데다 국회의원을 지낸 경험도 있어 정무와 행정 능력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네 번째 서울시장 임기까지 성공적으로 수행한다면 그가 말했던 '민심이 불러내는 자리'를 다시 바라 볼 수 있게 된다.

오 후보는 5월17일 관훈토론회에서 차기 대권에 대한 질문을 받고 "민심이 불러내는 정도가 되지 않으면 안 되는 자리"라고 말한 바 있다. 

이번 시장 임기를 마치면 대선행보를 위한 일정도 맞아떨어진다. 민선 8기 서울시장 임기가 2026년 6월30일까지고 21대 대선이 2027년 3월3일이다.

오 후보는 16대 총선에서 서울 강남을에 출마해 당선됐다. 이후 2006년 지방선거 때 서울시장에 출마해 강금실 열린우리당 후보를 압도적 표차이로 꺾고 최연소 서울시장이 됐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한명숙 전 국무총리와 맞붙어 재선에 성공하면서 유력한 대권주자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무상급식에 반대하며 추진한 주민투표에서 신임을 얻지 못한 뒤 서울시장직을 사퇴하면서 정치인으로서 10년 암흑기를 겪었다. 이후 지난해 4·7 보궐선거 때 서울시장에 당선되면서 마침내 정치적 부활에 성공했다.

오 후보의 다음 임기 시정 수행은 이전보다 원만할 것으로 전망된다.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됐을 때와 달리 여당 소속 시장인 만큼 각종 정책을 추진하는 데 정부의 협조를 얻기가 수월하기 때문이다. 오 후보도 선거 기간 국정 협력을 통한 안정적 행정을 강조해왔다.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서울시의회와 구청장의 민주당 쏠림 현상도 완화돼 오 후보의 어깨를 가볍게 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의회는 지방자치의 한 축으로 조례 입법 뿐만 아니라 예산안 및 조직개편 심의 권한 등도 행사하며 행정부를 견제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 때문에 원활한 시정 운영을 위해 시장과 시의회 사이 협력이 필요하다.

구청장 등 기초단체장도 마찬가지다. 오 후보가 각종 지역 정책을 추진하는 데 구청장들의 협조가 중요하다.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서울시의회 100석 가운데 97석을 민주당이 가져갔다. 구청장 선거도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서초구를 제외한 24곳을 민주당이 싹쓸이했지만 이번에 결과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오후 11시36분 현재 서울시의회 101석 중 국민의힘 37명이 1위를 달리고 있어 지난 선거 대비 크게 만회했다. 구청장도 8곳에서 국민의힘이 앞서 있는데 여론조사 등을 고려하면 최종 결과는 국민의힘이 더 우세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오 후보는 지난해 취임 후 1년 동안 서울시와 서울시의회의 여소야대 상황을 놓고 어려움을 여러차례 호소했는데 이번 선거를 통해 시정 운영의 동력을 충분히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오 후보의 향후 4년 시정평가는 부동산 정책에서 얼마나 성과를 내느냐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오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재임 기간 추진했던 부동산 정책을 앞세웠다. 

시정 추진에 탄력을 얻은 만큼 신속통합기획으로 재개발·재건축을 빠르게 추진하고 다가구 밀집지역의 소규모 재개발 방식인 '모아주택'과 '모아타운' 정책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민간이 소유한 토지 위에 공공주택을 지어 장기전세주택으로 공급하는 '상생주택'도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그밖에 서울형 고품질 임대주택 공급 정책도 시선을 모은다.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