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외국인투자자들이 6월에도 국내 주식시장에서 ‘사자’ 흐름을 이어갈까?

외국인투자자는 5월 말 국내 주식을 크게 담으면서 6월에도 순매수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는 기대감을 키웠다.
 
6월 증시 외국인 매수세 지속 가능성, 코스피 대형주 다시 살아나나

▲ 5월3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이날 코스피지수는 외국인투자자의 순매수에 힘입어 상승 마감했다. <연합뉴스>


미국의 인플레이션 우려 완화, 중국의 경기부양 기대감 등으로 글로벌 증시 불확실성이 조금 누그러진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 흐름과 국내 증시 전망 역시 우호적인 만큼 6월에도 외국인투자자의 순매수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1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외국인투자자는 5월 국내 주식시장(코스피, 코스닥, 코넥스)에서 1602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외국인투자자가 월 기준 국내 주식을 순매수한 것은 2월 이후 3개월 만이다.

외국인투자자는 글로벌 증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3월 4조5천억 원, 4월 6조2천억 원 등 두 달 동안 10조 원이 넘는 국내 주식을 순매도했다.

외국인투자자는 5월도 30일까지는 누적으로 8950억 원 규모의 주식을 던지며 순매도 흐름을 이어갔는데 5월 마지막 날인 31일 1조 원 넘는 주식을 담으면서 5월 전체 거래실적을 순매수로 돌려세웠다.

외국인투자자는 5월26일부터 31일까지 4거래일 연속 국내 주식을 담았는데 이때 순매수한 주식 규모가 1조7천억 원에 이른다.

5월 막판 매수세가 몰린 만큼 증권업계에서는 6월에도 외국인투자자의 사자 흐름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바라본다.

우선 원/달러 환율이 하향 안정화하며 외국인투자자가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하기에 좋은 여건이 형성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5월 중순만 하더라도 1300원선을 위협했지만 최근 들어 크게 내려 1230원대까지 떨어졌다.

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직전 거래일보다 1.4원 내린 1237.2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5월26일 이후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금융위기 이후 장기간 저항선 역할을 해 온 1250원을 지킬 것”이라며 “전쟁 위험의 정점 통과, 중국의 경기 반등, 국내 무역적자 해소 기대감 등에 따라 연말에는 1220원대에 이르고 내년에는 1200원을 밑돌 것으로 전망한다”고 내다봤다.

원/달러 환율은 외국인투자자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원/달러 환율 상승은 국내 증시의 해외자금 이탈을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여겨지는 만큼 원/달러 환율의 하향 안정화는 외국인투자자의 투자심리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국내 주식시장이 지방선거 이후 윤석열정부의 시장 친화적 정책에 힘입어 단기적으로 회복 흐름을 보일 수 있다는 전망도 외국인투자자의 투자 확대 가능성을 높인다.

윤석열정부는 현재 법인세율 인하 등을 검토하고 있는데 지방선거 이후 정치적 부담이 줄면 임기 초반 과감한 정책 추진에 힘이 실릴 수 있다.

법인세율 인하는 기업의 순이익 증대로 이어질 수 있어 국내 주식시장 전반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주식시장이 글로벌 시장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도 외국인투자자의 투자 확대 요인으로 평가된다.

코스피지수는 글로벌 증시 불확실성 속에서도 2월부터 5월까지 4개월 연속 세계증시를 대표하는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AC월드’ 지수의 수익률을 웃돌았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전세계 지수보다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코스피 역시 지루하고 힘든 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그래도 한국 증시가 오히려 낫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고 바라봤다.

6월10일 발표되는 MSCI의 시장접근성 검토 결과는 외국인투자자의 투자심리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으로 여겨진다.

한국 정부는 현재 MSCI선진지수 편입을 추진하고 있다.

MSCI는 △경제발전 규모 △주식시장 규모 및 유동성 △시장접근성 등 3가지를 기준으로 세계 증시를 선진시장(DM), 신흥시장(EM), 프런티어시장(FM) 시장으로 나누는데 한국은 현재 시장접근성 항목을 충족하지 못해 신흥시장에 머물러 있다.

이번 MSCI의 시장접근성 검토 결과 긍정적 평가가 나온다면 한국은 6월25일 발표되는 선진시장 편입 후보국에 들어갈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질 수 있다.

김대준 연구원은 “MSCI선진지수 편입 후보에 들어가는 일은 수급 측면에서 한국 증시에 유리한 재료가 될 수 있다”며 “기계적으로 유출되는 패시브 자금과 달리 액티브 자금 흐름이 달라질 가능성이 높아 외국인투자자의 매도 우위 분위기를 완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외국인투자자가 6월에도 순매수 흐름을 이어간다면 그동안 크게 던졌던 코스피 대형주를 다시 담을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투자자는 전날 국내 주식을 1조 원가량 담을 때도 전체의 40%인 4100억 원을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을 사는 데 썼다.

외국인투자자는 전날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 2위인 LG에너지솔루션, 3위인 SK하이닉스 주식을 합쳐 2500억 원가량 사는 등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을 모두 순매수했다.

전날 코스피지수는 외국인투자자의 대규모 순매수에 힘입어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5월31일 코스피지수는 16.24포인트(0.61%) 오른 2685.90에 장을 마감했다.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