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병래 한국공인회계사회 대외협력부회장이 새 금융감독원장으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이 금융감독원장에 오른다면 최근 잇따른 금융회사 직원들의 횡령 사건으로 구멍이 숭숭 뚫렸다는 비판을 받는 금융감독 시스템을 개편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장에 이병래 유력, 재무부 금융위 거쳐 금융정보분석원장 지내

이병래 한국공인회계사회 대외협력부회장.


윤석열정부가 금융권의 자율성을 보장하면서도 금융사의 책임경영을 강화할 수 있도록 금융감독 시스템을 정비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1일 금융업계 안팎에 따르면 이 부회장이 윤석열정부의 첫 금융감독원장으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검찰 출신 인사들이 다음 금융감독원장에 임명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실을 비롯한 주요 인사를 단행하면서 검찰 출신을 중용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해 경제관료 출신인 이 부회장을 금융감독원장에 낙점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이 부회장이 금융위원회에서도 근무한 경험이 있다는 점도 이번 인선에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도 보인다. 

이 부회장은 금융정책 분야에서 경험이 풍부해 이전에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후보로 거명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금융위원장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이 임명된 뒤 임명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감독원장은 금융위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이 부회장이 금융감독원장에 최종 임명된다면 금융감독 시스템 개편이 최우선 과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윤석열정부는 110대 국정과제의 하나로 금융행정의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검사 및 제재 시스템을 개편하겠다고 예고했다.

윤석열정부는 금융권의 책임경영을 확산시키기 위해 내부통제제도도 손질하겠다는 방안을 마련해 놓고 있다. 

최근 우리은행에서 614억 원 규모의 횡령사고가 발생하면서 금융사의 내부통제와 금융감독원의 검사체계가 미흡한 점이 드러나고 있어 관련 제도의 정비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이기도 하다.

금융감독원은 우리은행 직원이 600억 원이 넘는 돈을 횡령하는 동안 우리은행을 상대로 11번이나 검사를 진행했지만 횡령 정황을 적발하지 못하면서 비판을 받았다. 

이 부회장이 30년 가까이 재무부와 금융위원회 등에서 근무하며 쌓은 실력과 경험은 금융감독 시스템을 재정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장으로 일할 때 금융전산의 보안강화, 은행의 꺾기관행(상품 가입 강요) 근절, 전자금융 사기 방지 등에서 성과를 냈다.

이후 금융정보분석원장과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을 거치며 금융정책을 다루는 다양한 기관에서 금융정책 전문가로 활동했다.

이 부회장은 1964년 충남 서산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무역학과를 졸업했다.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학위를 받았고 미국 미주리주립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32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재무부 국제금융국 국제기구과, 증권국 자본시장과, 차관실에서 일하다 미국 유학을 다녀온 뒤 금융위원회에서 근무했다. 

금융위원회에서 보험과장, 금융정책과장, 몽골 중앙은행총재 자문관, 대변인을 지냈고 금융정보분석원장과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을 역임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