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이사는 콘퍼런스콜에서 "오딘:발할라 라이징(이하 오딘)은 대만 출시 30여 일 만에 매출 500억 원을 달성했다"며 "오딘의 대만 사용자 지표는 국내 출시 초기 지표의 70%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기대치보다 두 배 정도의 성과"라고 설명했다.
조 대표는 "대만 시장을 글로벌 진출의 리트머스 시험지로 생각을 했던 만큼 이는 기대감을 높이는 성과"라며 "대만에서 젊은 이용자들까지 흡수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이날 내놓은 1분기 실적자료에서 올해 하반기 일본에서 오딘의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는 내용을 공개했다.
오딘의 일본 진출에는 △서구권 시장보다는 한국과 이용자 성향이 더 가까운 점 △2020년 기준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3위를 기록하는 대형 시장인 점 △중국의 판호 획득이 쉽지 않은 점 △카카오게임즈가 일본산 게임 판권 확보, 달빛조각사 서비스 등을 통해 일본 시장에서 노하우를 쌓은 점 등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평가된다.
조계현 대표는 오딘의 일본 진출 뿐 아니라 국내의 우마무스메 프리티더비 출시를 통한 실적 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4월26일 '우마무스메:프리티더비'(이하 우마무스메) 한국 서비스와 관련된 사전예약에 돌입했다.
최근 들어 건대입구역, 사당역, 용산역, 합정역, 홍대입구역 등 서울 지하철의 주요 역사에 우마무스메의 오프라인 광고가 걸리기도 했다.
조계현 대표는 "실적 발표 이후에 조만간 우마무스메의 출시일을 발표하는 행사가 있을 것"이라며 "일본시장에서 1년이 넘게 뛰어난 성과를 이어오고 있기 때문에 국내 매출 순위 3위 정도를 바란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조 대표는 "우마무스메의 주요 타겟으로 평가되는 서브컬처, 2차원 콘텐츠 이용자들을 모두 품겠다"며 "이 뿐 아니라 더 넓은 범위까지 이용자층을 넓히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가 오딘의 일본 진출을 서두르고 우마무스메의 국내 출시에 속도를 높이는 등 실적개선의 기대감을 높이는 데는 올해 1분기 오딘의 출시 이후 처음으로 실적이 하락했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2022년 1분기 매출 2663억 원, 영업이익 421억 원을 거둔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2021년 1분기와 비교했을 때는 매출은 104.7%, 영업이익은 169.7% 늘었지만 직전 분기인 2021년 4분기보다는 매출은 7.1%, 영업이익은 7.4% 줄었다.
카카오게임즈는 2021년 6월29일 출시된 오딘의 매출이 반영되기 시작한 지난해 3분기 이후 매출이 계속 줄고 있다. 지난해 4분기에는 그나마 영업이익이 3분기보다 소폭 성장했지만 올해 1분기에는 이 역시 하락했다.
올해 1분기가 조 대표가 대표에 오른 뒤 첫 성적표라는 점을 고려하면 2022년 1분기 실적이 썩 만족스럽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우마무스메를 시작으로 올해 여러 신작 출시가 예정돼 있는 만큼 조 대표가 아직 실망하기엔 이른 셈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우마무스메를 2분기 출시한 뒤 하반기 5개의 게임을 출시한다. 하반기를 기준으로는 매달 하나 꼴로 신작이 출시하는 것이다.
하반기 카카오게임즈의 출시일정을 살펴보면 오딘의 일본 진출에 더해 자회사 엑스엘게임즈가 개발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의 글로벌PC 및 모바일 출시,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 에버소울의 글로벌 모바일 출시, 서바이벌 1인칭슈팅(FPS) 게임 디스테라의 글로벌 PC 출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아레스:라이즈 오브 가디언즈'의 국내 PC 및 모바일 출시 등이 예정됐다.
조계현 대표는 중장기적으로 이런 신작 출시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할 경쟁력을 갖춘 지식재산(IP)을 보유한 게임사를 대상으로 한 투자에도 고삐를 죈다.
조 대표는 "카카오게임즈의 투자 방향성은 첫째도 글로벌이고 둘째도 글로벌이다"며 "첫 번째 글로벌 투자는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게임 지식재산(IP) 확보, 두번째 글로벌 투자는 웹 3.0과 메타버스를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라이온하트 스튜디오의 상장을 추진하는 것 역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함이라고 짚었다.
라이온하트 스튜디오는 '오딘:발할라 라이징'을 이을 신작 개발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지는데 이를 위한 지금을 기업공개로 확보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조 대표는 "현재 경제 상황이나 규제 이런 것을 탓하고 주저하기 보다 공격적으로 미래를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이를 위한 자금을 기업공개로 조달하고 개발 역량을 강화해 글로벌 공략에 속도를 높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