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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Who] 테슬라와 현대차, 배터리 원료전쟁에서 재활용으로 기회 봐

윤휘종 기자 yhj@businesspost.co.kr 2022-04-21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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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채널Who] 92%, 테슬라의 폐배터리 재활용 비율이다. 지난해 공개된 ‘테슬라 임팩트 리포트’라는 보고서에 나와있다.

지금까지 3회의 영상에 걸쳐 세계에서 펼쳐지고 있는 배터리 원료 전쟁 얘기와 또 그 안에서 각각의 플레이어들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를 이야기했다. 이런 상황에 놓여있는 기업들이 폐기하는 배터리에서 원료를 역으로 추출하는 기술에 관심이 많아진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다. 

테슬라는 세계에서 폐배터리 재활용 분야에서 가장 앞서있다는 평가를 받는 회사다. 테슬라가 2020년에 폐배터리 재활용으로 수급한 원료는 니켈 약 1300톤, 구리 400톤, 코발트 80톤 등으로 알려졌다. 

테슬라는 현대차 기아와는 달리 대놓고 ‘배터리 내재화’를 전면에 내걸고 있는 회사다. 일론머스크는 최근 테슬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모델Y에 테슬라 자체 배터리인 셀4680을 탑재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런 테슬라가 배터리 재활용 기술을 완벽하게 장착한다면 어떻게 될까?

단순히 수익성을 높여 전기차 시장에서 승기를 쥘 수 있게 될 뿐 아니라, 원료 공급 측면에서도 다른 경쟁사들을 압도하는 성과를 보여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기차 전문 글로벌 매체인 일렉트릭(electrek)은 테슬라의 이런 횡보와 관련해 “사실상 테슬라는 이제 배터리 원료 생산업체가 된 거나 마찬가지다. 광산에서 광물을 캐는 것이 아니라 배터리팩에서 원료를 추출해낸다는 것만 다를 뿐이다.” (In fact, Tesla is now becoming a producer of nickel, cobalt, and other raw materials. Instead of being mined in the field, the materials are being mined from used battery packs.)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여담이지만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폐배터리 재활용 업체 가운데 하나인 레드우드의 최고경영자(CEO) J.B.스트라우벨은 테슬라의 창립멤버다. 

스트라우벨은 일론 머스크가 “그가 없었으면 테슬라도 없었다”라고 극찬할 정도의 인재다. 테슬라에서도 스트라우벨은 배터리를 만드는 사람이었다. 그는 테슬라에서 배터리를 만들며 폐배터리에 따른 환경오염 문제 등과 함께 폐배터리 재활용의 필요성을 실감하게 되었고 결국 이를 해결하기 위한 회사를 세웠다. 

그렇다면 현대차는 이런 흐름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현대차 역시 당연히 폐배터리 문제에 관심이 많고 관련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매진하고 있다. 하지만 테슬라와 방법은 조금 다르다. 배터리를 대하는 태도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테슬라와 달리 배터리 내재화를 이야기하지 않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현대차의 폐배터리 재활용은 국내 배터리업체들과 협력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기아는 SK이노베이션과 함께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아는 완성차업체,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업체다 보니 두 회사의 협력은 서로의 강점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먼저 기아는 폐배터리들을 대상으로 성능평가를 진행한다. 그리고 여기서 성적이 좋게 나온 배터리들은 재활용이 아닌 ‘재사용’, 그러니까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으로 사용하고 성적이 안 좋게 나온 배터리들을 배터리 재활용 대상으로 분류한다. 

기아차는 재활용 대상 폐배터리를 셀 단위로 분해 한 뒤 SK이노베이션에 넘긴다, 그럼 SK이노베이션은 분해된 폐배터리에서 원료를 뽑아내는 작업을 하게 된다. 두 회사는 기아차의 전기차 모델인 EV6에 이런 재활용 프로세스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현대차는 그룹 차원에서도 여러 기업들과 협력하며 폐배터리 재활용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삼성·현대차·SK·LG 등 4대 그룹과 지자체, 중소기업, 대학, 연구기관 등이 폐배터리 재활용을 위해 협력하는 동맹, “폐배터리 재사용 얼라이언스”를 맺기도 했다.

한쪽에서는 폐배터리 재활용과 관련해 부정적 시각도 나온다. 기술력이 아직은 시기상조라 시장성이 없다는 것이다.

영국의 시장조사기관 우드맥키지는 지난해 말 발간한 보고서에서 “배터리 재활용은 2030년까지도 제대로 시작되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 새 배터리는 생산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에 회수된 소재의 가치가 떨어지면서 배터리 재활용의 의미가 그다지 크지 않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과연 폐배터리 재활용은 지정학적 분쟁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배터리 원료 공급 전쟁을 멈출 수 있는 히든 카드가 될 수 있을까? 그리고 테슬라와 현대차는, 그 속에서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까?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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