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를 비롯해 LG화학, LG이노텍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구본준 LG 부회장이 전장부품사업에서 단기간에 성과를 내긴 힘들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장부품사업의 전망에 대해 시장이 의구심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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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본준 LG 부회장. |
그러나 LG그룹 지주사인 LG는 구 부회장이 단기적실적보다 외형을 확대하는 데 주력해 전장부품시장에서 입지확보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진화했다.
LG전자 주가는 9일 3400원(5.71%) 떨어진 5만6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전장부품사업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반영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구 부회장은 8일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 장례식장에서 '자동차 전장부품사업의 가시적 성과가 올해 안에 나올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힘들다고 본다”고 발언했다.
구 부회장이 LG그룹의 지주사 LG에서 신성장사업추진단장을 맡아 자동차 전장부품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만큼 이 발언은 전장부품사업 확대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았다.
그러나 LG그룹 관계자는 "외국인투자자들이 차익실현 등으로 매출을 쏟아내면서 LG전자 주가가 빠졌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LG전자뿐 아니라 전장부품사업의 축을 맡고 있는 계열사인 LG화학과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 주가도 이날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LG화학은 3.64%, LG이노텍은 3.01%, LG디스플레이는 1.44%씩 주가가 떨어졌다.
LG 관계자는 “구 부회장의 발언은 전장부품사업에서 성과를 볼 때까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원론적 수준에서 답변한 것을 언론이 확대해석한 것”이라며 “전장부품사업은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1분기 실적발표회에서 "전장부품사업을 하는 VC사업본부가 본 궤도에 오르는 것은 2017년 정도가 될 것"이라며 "선행투자를 지속하고 있어 중장기적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 부회장의 발언은 단기적으로 손실을 보더라도 공격적 투자를 통해 전장부품시장을 선점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장부품사업은 LG그룹 차원에서 신사업으로 점찍고 투자를 집중하는 분야 가운데 하나로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LG그룹은 지주사 LG를 중심으로 계열사들의 전장부품사업에서 수직계열화 구조를 갖춰 솔루션 형태의 전장부품을 공급하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전기차와 스마트카 시장이 확대되면서 LG그룹의 기술력을 적용해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분야로 전장부품이 가장 적합하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LG 관계자는 “구 부회장은 손해에 연연하지 말고 외형확대에 주력하라고 지시해 왔다”며 “LG전자 VC사업본부의 매출이 크게 늘고 있는 걸로 비춰보면 LG그룹 전장부품사업의 성장세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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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전자 VC사업본부가 11종의 전장부품을 공급하는 GM의 전기차 '쉐보레 볼트EV'. |
LG전자에서 전장부품사업을 담당하는 VC사업본부는 올해 1분기에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매출이 55% 급증했다.
키움증권은 “VC사업본부는 올해 하반기부터 GM향 전기차 부품 매출이 예정된 데다가 20조 원에 가까운 수주잔고가 확보돼 있다”며 “2017년이면 손익분기점에 안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 부회장은 글로벌 자동차업체를 유치하기 위해 잰걸음을 보이고 있다.
구 부회장은 최근 중국에서 열린 베이징모터쇼에 참관해 주요 자동차업체 최고경영자들과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 부회장은 CES2016(세계가전박람회)에도 참여해 쉐보레 볼트EV의 출시행사에 참여한 뒤 굵직한 자동차업체 대표들과 만났다.
업계 관계자는 "LG그룹의 전장부품 사업은 아직 성과를 말하기는 이른 시기로 보인다"며 "수주가 매출로 이어지는 올해 하반기부터 성과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