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호 기자 sangho@businesspost.co.kr2022-03-06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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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형중 한국공항공사 사장이 취임 뒤 파격적 부사장 인사로 업무의 첫 단추를 채웠다.
6일 한국공항공사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내부 인사인 이미애 전략기획본부장을 부사장으로 임명한 것은 내부승진이라는 측면에서 조직 다독이기뿐 아니라 해외사업 추진에도 힘을 주려는 윤 사장의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 윤형중 한국공항공사 사장.
윤 사장은 지난 2월25일 취임한 뒤 이달 들어 2일 실장급 인사에 이어 4일 부사장 인사를 내면서 신속하게 조직을 정비했다.
공항공사 직원들은 이 본부장의 부사장 임명이 여러 가지로 긍정적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윤 사장을 향한 조직 내 긍정적 분위기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내부 승진 부사장은 공항공사 노조가 오랜 기간 강하게 주장해온 사안이기 때문이다.
한국공항공사 노조는 지난해 5월 김명운 전 부사장의 후임 인선이 논의될 때 “코로나19 극복을 위해서라도 국토부 출신 관피아 임원은 더는 수용할 수 없다"며 내부 공보를 통한 부사장 임명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국내 공기업의 사장, 부사장 인사를 보면 사장에 외부인사가 임명되는 만큼 부사장 자리는 내부 승진자에게 돌아가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한국공항공사 부사장 자리는 대부분 국토교통부 관료 출신 인사들로 채워지면서 최근 14년 동안 내부승진 부사장이 나오지 않았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이번 부사장 인사를 놓고 “윤 사장의 인사 방향을 반영한 것으로 능력과 성과위주, 다양성과 양성평등을 고려한 것”이라며 “특히 공사 부사장의 내부승진은 14년 만으로 조직문화에 변화와 혁신을 불어 넣어 조직의 사기를 진작하고 공항 운영의 연속성과 전문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부사장 임명으로 사업 추진도 순조로울 것으로 보인다.
윤 사장은 조직내부 출신 부사장의 체계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어 ‘항공산업 전문성 결여’ 우려를 희석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특히 윤 사장이 해외사업 추진에 의욕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만큼 해외사업에 역량을 증명해 온 이 부사장을 중용한 것으로 보인다.
윤 사장은 국제안보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고 국정원에서 해외정보부서 차장 등을 지내 해외 관련 활동 경험이 풍부한 인물이다. 한국공항공사가 해외사업 추진에 힘을 실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윤 사장은 취임사를 통해 “4차 산업혁명, 항공우주, 기후변화 시대에서 항공산업의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겠다”며 “초융합적 사고와 열린 마인드로 미래사회를 선도하는 초융합 글로컬 공항그룹을 만들자”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신임 부사장 역시 해외 사업에 강점을 지닌 인물이다. 그는 외국어 실력을 바탕으로 한 대외협상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지난해 ‘페루 총괄관리(PMO) 사업 수주’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등 해외사업 확대에서 성과를 내 왔다.
그는 부사장 임명 뒤 언론 인터뷰를 통해 “라오스의 루앙프라방국제공항 개보수, 페루의 친체로 신공항의 총괄관리 사업 등을 구체적으로 진행시키면서 해외사업을 확장시키는 역할을 하겠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한국공항공사의 해외사업 확장은 손창완 전임 사장 때부터 꾸준히 진행해 온 사업 방향이기도 하다.
항공산업의 특성과 국내 시장의 축소 등 환경 변화를 고려하면 국내공항 운영만으로는 한국공항공사가 실적을 내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손 전 사장은 지난 2019년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공항공사의 향후 사업방향을 놓고 “한국의 항공산업은 지금까지 굉장한 발전을 이뤘지만 시간이 지나면 인구 감소 등에 따라 수요 자체가 줄어드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며 “지난 40년 동안 전국 14개 공항을 운영하면서 쌓아온 운영 노하우를 하나의 사업 아이템으로 삼아 해외로 적극 진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