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깜짝실적을 낼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세계시장에서 전자제품 수요가 둔화하며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이지만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제품의 비중을 높여 수익성에 집중한 전략으로 안정적 수준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D램과 디스플레이 등 부품사업의 업황이 크게 나빠진 상황에서도 기술력을 높여 위기에 선제대응한 효과로 경쟁사보다 타격을 줄였기 때문이다.
◆ 프리미엄 전략 주효, 1분기 기대 높아져
5일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이 시장의 기존 예상치를 크게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
|
|
▲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 |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7' 시리즈가 3월에만 1천만 대 팔리며 흥행했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갤럭시S7은 시장에서 명확한 경쟁자가 없어 많은 수요를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라며 "원가개선 노력과 고가의 엣지 모델 판매비중이 늘어 수익성도 크게 높아졌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연구원은 갤럭시S7 시리즈의 초기 판매량이 목표치를 웃도는 만큼 삼성전자가 생산량 증대에 주력해 공급부족 현상을 피한다면 2분기에도 흥행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생활가전과 TV 등 완제품사업에서도 프리미엄 제품의 비중을 높여 매출확대보다 수익확보에 주력한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박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시장구조가 프리미엄과 저가형 가전으로 양분화해 있다는 점을 일찍 파악했다"며 "사물인터넷과 연계된 프리미엄급 가전 판매 호조로 이익 증가세가 가팔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SUHD TV에 사물인터넷 허브 기능과 화질을 높인 2세대 퀀텀닷 기술 등을 적용한 신제품을 출시하고 국내와 미국 등 주력시장에서 판매확대에 힘쓰고 있다.
또 사물인터넷 기능을 지원하는 냉장고와 에어컨, 공기청정기 등 프리미엄 가전도 세계시장에 출시돼 주목받고 있다.
신현준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완제품사업은 안정적 이익구조를 확보하고 기술에서 차별화해 본격적 이익 개선세에 들어섰다"며 "기존 전망을 뛰어넘는 수익을 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LIG증권이 종합한 국내 증권사의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5조8880억 원으로 지난달 집계된 5조 원 초반대에 비해 크게 늘었다.
삼성전자는 1분기 잠정실적을 7일 발표한다.
◆ 부품사업도 타격 방어 가능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사업부문에서도 경쟁사들과 비교해 타격을 방어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
|
|
▲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
세계시장에서 LCD패널과 D램, 낸드플래시의 가격은 모두 지난해 하반기부터 큰 폭의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어 SK하이닉스 등 부품업체들은 수익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 부문에서 D램의 20나노 미세공정과 3D낸드의 비중을 높인 성과로 원가 절감에 성공해 영업이익에서 타격을 일부 만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신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메모리부분은 어려워진 업황에 비해 경쟁사보다 양호한 실적을 달성할 것"이라며 "기술력을 강화한 성과로 메모리반도체 시장지배력이 더욱 견고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세계 최초로 10나노 D램의 양산에도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는 SK하이닉스보다 1년, 미국 마이크론보다 2년 앞선 기술격차를 확보한 것이다.
디스플레이부문에서도 삼성전자는 가격 하락세가 덜한 대형 LCD패널의 비중을 높여 손실을 줄이는 데 주력했다. 또 세계 디스플레이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실적에 기여하는 중소형 올레드패널도 성장해 타격을 만회했을 것으로 보인다.
교보증권은 "삼성전자는 시장변화가 빠르고 업황이 어려운 시기에 경쟁력이 더 부각되는 기업"이라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기술력에서 독보적 입지를 갖춰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LCD의 신공정 도입으로 수율이 불안정해지고 반도체 수요도 부진해 출하량 타격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부품사업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