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산업노동조합이 머지포인트 사태를 놓고 금융당국에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금융산업노동조합은 20일 성명을 통해 "머지포인트 사태의 원인은 정부여당의 금융정책 실패에 있다"고 말했다.
 
금융산업노조 "머지포인트 사태 근본원인은 금융정책과 감독의 실패"

▲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로고.


금융산업노동조합은 "미등록 선불충전서비스 머지포인트의 '머지런'으로 나라가 시끄럽다"며 "애초부터 지속가능하지 않았던 폰지사기였다는 시각과 다른 플랫폼 기업들처럼 초기 손실을 감수하고 있다는 시각이 혼재돼 있지만 근본원인은 금융당국의 정책·감독 실패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금융산업노동조합은 섣부른 규제 완화의 경고를 금융당국이 귀담아 듣지 않는 동안 대형 융사고가 발생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금융산업노동조합은 "부실 사모펀드 사태와 가상화폐거래소 문제, 선불충전업자 사태는 모두 판박이처럼 닮아 있다"며 "금융위원회는 대책없이 규제를 풀었고 금융감독원은 제대로 감독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금융산업노동조합은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도 소비자 보호가 아닌 규제완화에 맞춰져 있다고 지적했다.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은 네이버 등 빅테크 기업들에게 은행처럼 계좌개설권을 부여하는 종합지급결제업 신설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종합지급결제업자는 금융회사에 적용하고 있는 금융회사지배구조법, 금융산업구조개선법, 특정금융정보법, 금융소비자보호법 적용은 면제 받는다.

금융산업노동조합은 "소비자 보호를 위한 외부청산 조항이 포함됐지만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의 밥그릇 싸움으로 전락했고 선불충전액의 외부예치 조항도 충분치 않다"고 말했다.

금융산업노동조합은 "빅테크기업들의 집요한 로비에도 불구하고 집권 말기 대형 인허가 논란을 피하기 위해 보류해 온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을 놓고 머지포인트 사태를 잠재우고 빅테크들의 민원도 들어줄 찬스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며 "반복되는 금융사고의 책임이 당정청에 있음을 인정하고 국민들께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