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현 SK케미칼 대표이사 사장이 환경과 실적을 모두 잡기 위해 첨단 플라스틱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전 사장은 SK케미칼의 코폴리에스터(한 종류 이상의 화학물질을 함께 사용해 복합적으로 만드는 소재)기술을 바탕으로 친환경 플라스틱과 전기차 플라스틱 내장재 원료사업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 전광현 SK케미칼 대표이사 사장.
2일 SK케미칼에 따르면 코폴리에스터소재 생산설비 증설을 이르면 올해 6월 말까지 완료할 것으로 파악된다.
SK케미칼은 이번 증설을 마무리하면 코폴리에스터소재의 연간 생산능력을 기존 19만 톤에서 26만 톤으로 늘리게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세계적으로 코폴리에스터소재를 생산하는 기업은 미국 기업 이스트만(Eastman)과 SK케미칼 2군데뿐으로 파악된다.
전 사장은 SK케미칼의 코폴리에스터 기술력을 앞세워 친환경 소재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 사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화학 소재분야에서는 코폴리에스터 설비 증설의 성공적 안착이 중요한 과제"라며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개선과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근원적 경쟁력을 갖추겠다"고 말했다.
SK케미칼의 코폴리에스터 플라스틱소재로는 대표적으로 PETG(글리콜 변성 PET수지)가 꼽히는데 동물의 체내로 들어갈 때 내분비계의 기능을 방해하는 환경호르몬인 비스페놀A(BPA) 검출 우려가 없어 환경친화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SK케미칼의 코폴리에스터 PETG는 유리처럼 높은 투명성을 지니면서도 가볍고 강도가 강한 특징을 지녀 화장품용기소재로 많이 쓰이고 있다.
특히 존슨앤존슨, 에스티로더, 로레알 등 세계 10대 화장품 브랜드가 SK케미칼의 PETG소재로 만든 용기를 사용하고 있다.
전 사장은 코폴리에스터 플라스틱소재에 화학적 재활용기술을 접목함으로써 환경친화적 특징을 더욱 강화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최근 세계 각 나라에서 플라스틱 재활용을 제도적으로 강화하는 흐름이 나타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연합은 2018년 ‘순환경제를 위한 유럽의 플라스틱 배출전략’을 발표하면서 2025년까지 플라스틱 패키징 가운데 55%가 재활용 가능해야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전 사장은 SK케미칼의 코폴리에스터 플라스틱에 화학적 재활용기술을 적용해 반복해서 재활용할 수 있는 소재인 ‘에코트리아 CR’을 올해 안으로 출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SK케미칼은 에코트리아 CR을 포함해 물리적 재활용(수거한 폐페트병을 분쇄해 재활용하는 방식) 방식을 사용하는 ‘에코트리아 R’, 바이오매스 소재를 사용한 ‘에코젠 클라로’ 등 라인업을 코폴리에스터소재 판매량의 50%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전 사장은 전기차 플라스틱 내장재 원료사업에도 힘을 준다.
SK케미칼은 200도 이상 고온에 견디는 고성능 플라스틱인 코폴리에스터 PCT(폴리시크로 헥실렌디메틸렌 테프탈레이트) 소재를 개발해 시장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SK케미칼의 코폴리에스터 PCT는 기존 플라스틱소재와 비교해 습기와 열에 강하고 무게가 가벼워 전기차 내장재에 들어가는 첨단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전기차는 배터리 무게 탓에 내연기관차와 비교해 공차중량이 100~300kg 더 늘어 경량화가 중요한 과제인 만큼 코폴리에스터 PCT의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SK케미칼은 최근 설비를 증설하고 친환경기술을 접목하는 등 코폴리에스터사업에 집중하고 있다”며 “SK케미칼의 코폴리에스터사업부는 친환경 흐름과 전기차시장 확대와 맞물려 회사 전체의 성장을 이끄는 선봉에 설 것”이라고 말했다.
SK증권은 SK케미칼이 코폴리에스터 사업에서 2021년 매출 5749억 원 영업이익 979억 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2020년보다 매출은 15%, 영업이익은 16.4% 늘어나는 것이다. 코폴리에스터 사업은 2020년 기준으로 SK케미칼 매출에서 41.1%를 차지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