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규 하나은행장이
김정태 회장의 한국판 뉴딜 지원계획을 구체화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 행장은 하나금융지주의 한국판 뉴딜 지원계획이 나온 지 2주 만에 혁신기업 지원을 위한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대출지원방안을 내놓는 등 결과물을 보여주고 있다.
6일 하나은행에 따르면 지 행장은 한국판 뉴딜 지원과 관련해 지방자치단체, 대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우군을 확보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지 행장은 10조 원에 이르는 한국판 뉴딜 지원을 성공적으로 진행하려면 하나금융 계열사들의 협력에 더해 전문성을 갖춘 외부기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하나금융지주의 한국판 뉴딜 지원에서 하나은행은 ‘플랫폼’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며 “디지털, 친환경 분야 혁신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지주 계열사뿐 아니라 지자체, 공공기관 등과 협력 관계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 행장이 서울시, 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과 한국판 뉴딜 지원을 위해 손을 잡은 것도 각 기관이 보유한 전문성을 활용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4월부터 ‘서울핀테크랩’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핀테크랩에 입주한 혁신기업 14곳은 지난해 매출 33억 원, 투자유치 51억 원, 지식재산권 18건 출원 등 성과를 보였다.
포항공과대학교와 한국과학기술원은 기술인재 육성 지원프로그램, 과학기술 창업 지원 등에서 힘을 보탤 수 있다.
지 행장은 동맹군을 확보하는 동시에 공동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조직도 꾸리고 있다.
일회성이 아니라 혁신기업의 성장주기에 맞춰 체계적으로 지원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하나은행은 서울시와 손잡으며 ‘원큐 애자일랩 글로벌센터’를, 포항공과대학교-한국과학기술원과 협력관계를 맺으며 ‘테크핀 산학협력센터’를 세우기로 했다.
지 행장은 혁신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동시에 대출지원도 서두르고 있다.
하나은행은 앞으로 3년 동안 3천억 원 규모로 스마트공장 등을 지원하는 저금리 대출 우대상품을 제공한다. 스마트공장을 운영하거나 구축하고 있는 기업에 일반기업보다 1.8%포인트 낮은 우대금리를 적용한다.
지 행장은 혁신기업 지원을 위한 동맹군 확보, 대출지원방안 마련 등을 통해
김정태 회장의 한국판 뉴딜 지원 의지를 실현하고 있다.
김 회장은 7월26일 10조 원 규모의 지원계획을 내놓으면서 “코로나19에 따른 국가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금융부문 지원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한국판 뉴딜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하나금융그룹이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판 뉴딜은 정부 중도로 혁신성장을 지원하는 국책사업으로 대규모 투자비용이 필수인 만큼 금융회사의 적극적이고 신속한 협조가 중요하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7월23일 금융지주 회장과 간담회에서 ‘한국판 뉴딜’에 지원을 요청한 데 따라 하나금융지주 뿐 아니라 다른 금융지주들도 경쟁적으로 대규모 투자지원 방안을 내놓으며 화답했다.
신한금융지주는 혁신성장 대출 및 투자지원을 20조 원 이상 늘리기로 했으며 KB금융지주는 9개 핵심 지원과제에 5년 동안 9조 원을 투자한다. 우리금융지주도 디지털뉴딜과 그린뉴딜을 중심으로 10조 원 규모의 대출과 투자를 약속했다.
큰 틀에서 한국판 뉴딜에 지원하는 것은 같지만 금융지주마다 규모는 물론 구체적 실행방안과 추진속도 등에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