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길호 OK저축은행 대표이사가 빠르게 증가하는 자산규모에 맞춰 자산 건전성을 높여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의 자산규모를 따라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산 건전성 측면에서도 견줄 수 있는 수준을 갖춰야 한다.
 
[오늘Who] 오너 최윤 신뢰깊은 정길호, OK저축은행 건전성 고삐 죈다

▲ 정길호 OK저축은행 대표이사.


10일 OK저축은행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자산건전성에 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만큼 하반기에 무리하게 대출을 늘리기보다는 위험관리에 집중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정 대표는 개인 신용평가시스템(CSS) 고도화 등을 통해 고정이하 여신비율, 연체율 등을 꾸준히 낮춰왔는데 올해 1분기 개인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부실채권이 증가하면서 건전성 측면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올해 1분기 개인 신용대출에서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6%, 연체율은 4.5%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1.7%포인트, 연체율은 1.5%포인트 상승했다.

2020년 3월 말 기준 OK저축은행의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7.3%로 나타났다. 2019년 말보다 1%포인트 높아졌다.

자산규모 기준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의 고정이하 여신비율이 1분기 말 기준 2.9%인 점을 고려하면 건전성 면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전체 여신 가운데 고정이하 여신(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이 차지하는 비율로 자산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안태영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6월26일 OK저축은행 신용평가보고서에서 “개인 신용대출 비중이 높은 점은 자산 건전성을 관리하는 데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OK저축은행의 대출채권 구성을 살펴보면 중소기업대출 45.7%, 개인 신용대출 41.5%, 개인 담보대출 9.8% 등이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1분기에 부실채권을 매각하지 않아 연체율 등이 다소 높게 나왔다”며 “2분기에 부실채권을 매각했기 때문에 연체율이 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자산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대출승인 기준을 높이며 저신용등급(7~10등급) 대출을 죄고 있다.

개인 신용대출 가운데 7등급 이하 저신용등급 비중은 지난해 말 24.1%에서 22.2%로 낮아졌다.

정 대표는 2016년 OK저축은행 대표이사에 오른 뒤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

OK저축은행 1분기 기준 총자산은 7조3천억 원이다. 최근 3년(2017년~2019년) 평균 총자산 증가율은 27.4%에 이른다.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과 비교해 2조 원가량 뒤처져 있다. 정 대표는 올해 말까지 총자산을 8조4천억 원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자산 건전성과 더불어 디지털 전환도 정 대표의 과제로 꼽힌다.

올해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도 오픈뱅킹 서비스가 도입되면 디지털 채널에서 시중은행과 고객 확보 경쟁을 벌여야 한다.

정 대표는 6월26일 모바일뱅킹앱 'OK모바일뱅킹'을 새 단장했다. 비대면 계좌개설과 대출절차를 간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정 대표는 최윤 OK금융그룹 회장의 든든한 신뢰를 얻으며 6월 말 두 번째 연임에 성공했다. 임기는 2년이다. 

정 대표는 휴먼컨설팅그룹(HCG) 부사장으로 근무하던 시절 OK금융그룹(당시 아프로서비스그룹)의 컨설팅을 진행하면서 최 회장과 인연을 맺었다.

정 대표가 휴먼컨설팅그룹 부사장에서 물러났다는 말을 듣고 최 회장이 정 대표에게 OK금융그룹 임원 자리를 제안했다.

정 대표는 2018년부터 OK저축은행 이사회 의장도 맡고 있는데 최 회장이 맡고 있던 자리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