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사장 인선이 다시 안갯속으로 접어들었다.
내부 출신으로 사장 후보에 내정된 백복인 KT&G 부사장이 검찰 수사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KT&G 신임 사장 선임안이 주주총회에서 부결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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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복인 KT&G 사장 후보. |
1일 검찰과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는 백 부사장이 KT&G 계열사들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하는 과정에 연루된 정황이 포착돼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백 부사장이 2013년 경찰청의 KT&G 수사 당시 핵심증인이었던 용역업체 강모 대표를 국외로 도피시킨 혐의에 대해서도 재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2010년 KT&G 청주연초제조창 공장부지 매입 관련 비리에도 백 부사장이 관여했는지도 다시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백 부사장은 민영진 전 사장이 퇴진한 뒤 이뤄진 KT&G 사장 공모에서 신임 사장 후보로 낙점됐다.
KT&G 사장추천위원회는 백 부사장을 18일 단독후보로 추천해 오는 7일 주주총회 승인만 남겨둔 상태다.
KT&G는 민 전 사장의 퇴진 이후 한 달이 넘도록 후임자가 정해지지 않으면서 낙하산 인사설 등 안팎에서 추측이 난무했다.
특히 KT&G가 이번 신임 사장공모 절차를 변경해 외부인사로까지 문호를 넓히면서 정치권 실세의 입김이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받았다.
그러나 백 부사장이 첫 공채 출신으로 신임 사장 후보에 뽑히자 이런 우려가 수그러들었다. 백 부사장은 KT&G 전신 한국담배인삼공사 공채로 입사해 내부에서 요직을 두루 거쳤다.
백 부사장이 주총을 코앞에 두고 검찰의 수사대상에 오르자 KT&G 내부가 다시 술렁이고 있다.
KT&G 사장추천위원회는 검찰 수사에도 백 부사장에 대해 여전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 이미 백 부사장에 대한 검증을 마쳤고 검찰도 무혐의 결론을 내린 사안이라는 입장인 것이다.
하지만 백 부사장 선임안이 주총에서 승인을 받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검찰 수사에 따라 주총이 연기되거나 주총이 예정대로 진행되더라도 부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 일각에서 KT&G 1대 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의 최광 이사장이 특정 후보와 위스콘신 학맥으로 연결돼 있어 반대표를 던질 것이라는 말도 나돌고 있다.
이 때문에 백 부사장이 검찰 수사에 휘말려 낙마할 경우 낙하산 논란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검찰이 주총 승인을 앞두고 백 부사장에 대한 재수사에 나서자 정치권 실세와 연루된 특정인사를 밀기 위한 기획수사라는 의혹도 일고 있다.
지난달 8일 마감한 KT&G 사장 공모에 모두 9명이 후보로 나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인사로 손원익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R&D센터 원장, 이철휘 전 서울신문 사장이 지원서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 KT&G의 전직 임원인 이광열·허업씨, KT&G 현직으로 박정욱 인삼공사 부사장과 백복인 KT&G 부사장 등이 지원했다.
외부인사 가운데 손원익 원장은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안종범 경제수석, 최광 국민연금공단이사장 등과 친분이 있다는 점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