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총리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020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의 간판으로 전체 선거판을 지휘하며 정면대결을 펼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총선 결과에 따라 다음 대선주자로서 운명도 달라질 수 있다.
▲ 이낙연 국무총리(왼쪽),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
12일 정치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자유한국당에서는 황교안 대표가 내년 총선에서 각 당의 간판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 총리의 행보를 놓고 총리직에서 물러난 뒤 총선에서 선거대책위원장 등 총선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 총리는 개각설이 불거진 10월부터 더불어민주당 복귀를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리는 최근까지 더불어민주당 당직자들과 잇따라 만나 당원으로서 역할을 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여러차례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에서는 이 총리가 대통령 선거까지 생각하고 있는 만큼 총선 결과를 바탕으로 대선주자 행보에도 힘을 실으려 할 것으로 바라본다.
이 총리는 유력한 다음 대선주자로서 전국적으로 인지도와 지지도가 높아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득표율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만한 인물로 평가된다.
이 총리는 다음 대선주자 선호도와 관련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6개월 연속 1위를 차지했다.
9일 리얼미터가 국민일보 의뢰로 실시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이 총리는 31.5%를 보여 조사를 시작한 뒤 최고 수치를 나타내기도 했다.
자유한국당은 최근 들어 당권을 더욱 강화하고 있는 황교안 대표가 직접 전면에 나서 이번 총선을 치를 것으로 전망된다.
황 대표는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년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하도록 진력할 것”이라며 “총선에서 국민들에게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면 나부터 책임지고 물러날 것”이라고 말하는 등 총선 승리를 향한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황 대표는 야권의 강력한 다음 대선후보인 만큼 지역구 출마 대신 전체 선거를 총괄지휘하는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리얼미터가 국민일보 의뢰로 실시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22.4% 지지율로 이 총리에 이어 2위 자리를 차지했지만 문재인 대통령 국정운영에 부정적 계층에서는 44.3%의 지지를 얻었다.
다만 자유한국당 내에서는 황 대표가 자유한국당 약세 지역인 수도권에 직접 출마해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는 '험지출마론'도 제기되고 있다.
김무성 의원은 11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오세훈이 (민주당 대표를 지낸) 추미애를 잡겠다고 서울 광진구을에 간 것처럼 황 대표도 제일 센 사람을 잡으러 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표 의원 대신 정세균 의원이 국무총리 후보자로 새로 떠오르면서 정 전 의장 지역구인 서울 ‘종로’가 이 총리와 황 대표의 격전지가 될 수도 있다는 시선도 있다.
종로 지역구는 윤보선, 노무현, 이명박 등 3명의 전 대통령을 배출하는 등 총선에서 상징성 있는 ‘정치 1번지’로 꼽힌다.
더불어민주당은 정 의원이 국무총리로 지명되면 상징성이 큰 종로 지역구 의석을 지키기 위해 이 총리를 내세울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자유한국당 내에서도 황 대표를 놓고 종로 출마를 요청하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은 한 라디오방송에서 “황 대표의 종로 출마가 정공법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