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록 전남도지사가 민선 7기 공약사업인 흑산공항을 궤도에 올리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국립공원인 흑산도 일대에 공항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 심의를 통과해야 하는데 여러 해 동안 심의에 막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김영록, 국립공원위에 막힌 전남 흑산공항 건설 돌파구 찾기 분투

김영록 전남도지사.


29일 전남도청에 따르면 흑산공항사업은 2018년 10월 국립공원위원회에서 심의가 중단된 뒤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당시 환경부에서 보완하도록 요구했던 내용을 보완하고 있다”며 “언제 다시 심의를 신청할지 기약이 없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2015년 ‘제5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2016~2020)’을 내놓으면서 흑산공항과 울릉공항 등 소규모 공항 2개를 신규 사업으로 제시했다.

울릉공항이 최근 사업비를 확정하고 시공사 공모절차를 밟으면서 속도를 내는 것과 달리 흑산공항은 아직 표류하고 있다.

흑산공항은 전남도 신안군 흑산면 흑산도 예리 일대 68만3천㎡ 부지에 사업비 1833억 원 규모로 건립 예정됐다. 이 지역은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의 8개 지구 가운데 흑산·홍도 지구에 포함된 곳이다. 

국립공원에 공항을 건립하기 위해서는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 심의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그러나 흑산공항사업은 번번이 국립공원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흑산공항 사업자인 국토부 산하기관 서울지방항공청이 2016년 10월 처음 국립공원위원회에 ‘다도해 해상국립공원계획 변경’ 신청서류를 제출한 뒤 2018년 9월까지 ‘보류’ 및 ‘계속 심의’ 의견이 거듭됐다. 

국립공원위원회는 흑산도 인근을 지나는 철새 보호대책 미비, 항공기와 조류 충돌 위험성, 환경오염 우려 등의 이유를 들어 보완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지방항공청은 2018년 10월 국립공원위원회에 심의서류를 다시 보완해 제출하겠다는 공문을 보냈다. 이후 심의는 중단돼 현재까지 재개되지 않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국립공원위원회에서 부결 의견이 나올 것을 우려해 심의를 중단한 것”이라며 “부결 의견이 나오면 아예 사업을 진행할 수 없는 만큼 무리하게 신청해 일을 그르쳐서는 안되고 심의에서 통과되도록 완벽하게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전남도청에 따르면 김영록 도지사는 흑산공항 사업계획을 보완하는 한편 정부에 지역활성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국립공원위원회 심의 자체를 면제받는 방안도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국립공원을 다루는 자연공원법에 심의를 면제할 수 있다는 조항이 없어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으로 파악된다.

전남도 관계자는 “그동안 심의 면제를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아직 환경부에서 공식적으로 받아들인다는 뜻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공항 건설에 따라 섬 접근성 개선, 지역 관광 활성화, 해양자원 개발, 소형항공 운송산업 확대 등 다양한 긍정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보는 만큼 공항을 추진할 방법을 찾기 위해 지속해서 힘쓸 것으로 보인다.

그는 8월 전남 목포에서 열린 ‘섬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섬 주민의 교통기본권을 확보하고 서해안 해양주권을 수호하기 위해 흑산공항이 이른 시일 안에 건설되도록 정부와 지혜를 모으겠다”며 “서남해안의 보석 같은 섬과 해양 관광자원을 하나로 묶어 세계적 관광명소로 승화하는 ‘남해안 관광시대’를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