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의 갈등에 따른 불매운동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등 일본 여행상품 매출비중이 높은 여행업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25일 증권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한일 갈등에 따른 일본상품 불매운동의 여파로 일본여행 수요도 급감하며 일본여행상품의 비중이 높은 국내 여행사들의 실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 25일 증권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한일 갈등에 따른 일본 상품 불매운동의 여파로 일본 여행 수요도 급감하며 일본 여행상품의 비중이 높은 국내 여행사들의 실적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일본 전략품목의 한국 수출 제한조치로 촉발된 한일 갈등이 접점을 찾지 못한 채 지속되면서 국민들의 반일감정도 높아지고 있다.
여행업은 한일 갈등 장기화로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는 업종으로 꼽힌다. 2018년 일본을 찾은 우리나라 관광객은 753만 명에 달한다.
일본 관광국이 21일 내놓은 ‘외국인 여행자 수 통계’를 보면 7월 일본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은 56만 명으로 1년 전보다 7.6%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한일 갈등이 본격화하며 일본을 방문하는 한국인 관광객 수가 줄어든 시점이 7월 셋째 주 이후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8월 이후 국내 소비자들의 일본 방문은 더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등 국내 여행기업들의 실적 급락도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된다.
유성만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하나투어는 2분기에 일본 노선 매출 감소로 자회사 실적을 제외한 개별 실적에서 영업손실 9억 원 영업손실을 봤는데 3분기에도 반일감정에 따른 일본 노선 매출 감소가 지속돼 적자를 이어갈 것”이라며 “연말까지 일본 노선 매출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모두투어의 여행상품 예약률은 지금도 하락하고 있는데 추가로 더 내려갈 여지도 크다”며 “일본상품 불매운동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실적 하향이 불가피하다”고 바라봤다.
일부 일본여행 수요가 일부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등으로 대체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여행업계도 일본 이외 다른 지역으로 여행상품을 다변화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하지만 여행 거리와 비용 등을 고려했을 때 일본여행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기훈 연구원은 “일본은 소비자가 예약부터 출국까지 걸리는 시간이 가장 짧고 여행비용도 저렴해 다른 여행지로 100% 대체하기 힘든 곳이라 당장 여행업의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바라봤다.
한국과 일본은 갈등이 확대되는 것은 자제하고 있지만 협상국면으로 전환해 갈등을 풀어나갈 기미도 보이지 않아 현재 갈등국면이 장기화할 조짐도 보인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21일 한국 중국 일본 외교장관 회의를 계기로 회담을 했으나 의견 차이만 확인한 뒤 성과 없이 회담을 마쳤다.
22일 청와대는 한국과 일본의 군사정보 보호협정(지소미아)을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김유근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은 브리핑을 통해 “일본 정부가 명확한 근거 없이 한일 사이 신뢰 훼손으로 안보상 문제가 발생했다는 이유로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에서 한국을 제외해 두 나라 안보협력환경에 중대한 변화를 초래했다”며 “한국 정부는 안보상 민감한 군사정보 교류를 목적으로 맺은 협정을 지속하는 게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