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퀄컴과 엔비디아, 인텔 등 대형 시스템반도체기업의 위탁생산 수주에 대비해 하반기부터 시스템반도체에 들이는 시설투자를 대폭 늘릴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크게 줄어든 삼성전자의 메모리반도체 시설투자는 내년부터 다시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 |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4일 "세계 반도체기업의 장비 투자규모는 올해 급감하겠지만 내년부터 다시 늘어나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 연구원은 메모리반도체업황 악화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업체가 시설투자를 크게 줄이면서 전체 반도체 장비시장 위축을 이끌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반도체 시설투자는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가 새로 짓고 있는 화성 반도체 위탁생산공장을 내년부터 가동하기 위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장비 반입을 시작할 계획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도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최근 엔비디아와 퀄컴, 인텔 등 대형 시스템반도체 고객사의 차기 제품 위탁생산을 수주한 것으로 파악돼 시설 투자가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대만 TSMC도 삼성전자의 투자 확대를 견제해 시설투자를 늘릴 채비를 갖추고 있다. 당분간 두 기업 사이 시설투자 경쟁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
도 연구원은 2020년부터 삼성전자의 메모리반도체 투자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가 올해 메모리 투자를 거의 벌이지 않은 상황에서 내년에도 투자를 거의 집행하지 않는다면 2020년 하반기부터 2021년까지 대규모 공급 부족 사태가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도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반도체기업은 2020년부터 적정 수준의 시설투자를 집행할 것"이라며 "투자를 늘리는 것은 피하기 어려운 선택"이라고 바라봤다.
2019년 세계 반도체장비 투자규모는 484억 달러로 2018년보다 19% 줄어들 것으로 추정됐다. 2020년 투자규모는 584억 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