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이 추진하는 소재사업 개편작업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신 부회장은 LG화학 소재사업의 미래를 올레드(OLED) 소재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에 걸었다. LG화학이 독일 바스프의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사업부문을 인수한다면 신 부회장이 소재사업에서 역량을 펼치기 위한 준비는 끝난다.
1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바스프의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사업부문 인수전에서 LG화학이 인수적격후보(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고 6월로 예정된 본입찰을 준비하고 있다.
신 부회장이 바스프의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사업부문을 손에 넣는다는 것은 LG화학이 새로운 소재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해 시장 공략에 나설 채비를 갖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신 부회장은 2018년 적자 283억 원을 낸 LG화학 정보전자소재사업본부의 회생을 위한 대개혁을 실행하고 있다. 핵심 성장축은 올레드 소재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이다.
앞서 4월1일 정보전자소재사업본부에 재료사업부문을 합치고 기초소재사업본부에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사업을 떼와 첨단소재사업본부를 출범했다. 이어 4월2일에는 미국 화학회사 듀폰의 선진 기술인 솔루블 올레드 기술을 사들여 올레드 소재사업의 경쟁력을 확보했다.
신 회장은 여기에다 바스프의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사업부문까지 손에 넣어 사업영역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신 부회장은 올레드 소재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기술을 사들인 것과 마찬가지로 바스프의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사업부문도 사업부문 그 자체만큼이나 새 기술에 초점을 맞추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바스프의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사업부문이 생산하는 제품 가운데 폴리아미드는 국내에서 생산하는 회사가 없는 희소제품이다.
LG화학이 폴리아미드 생산기술을 확보하면 신 부회장은 그동안 해외 수입에 의존하던 국내 완성차회사들을 새로운 고객사로 삼는 기회를 잡게 되는 셈이다.
바스프의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사업부문에 포함된 영업네트워크도 신 부회장에게는 매력적이다.
바스프가 유럽에 펼쳐놓은 영업네트워크를 활용해 현지에서 전기차 배터리와 첨단소재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통한 동반성장을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 부회장이 바스프의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사업부문을 손에 넣게 되면 바스프의 고객인 완성차회사에 전기차 배터리 공급도 함께 타진하고,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던 회사에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의 납품도 제안할 수 있게 된다.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은 자동차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 쓰이는 제품이다. 전기차 생산회사들은 모두 배터리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완성차의 무게를 줄이는 데 힘쓰고 있어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데 공을 들인다.
신 부회장은 지난 1월 바스프의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사업부문이 인수합병시장에 매물로 나오자마자 눈독을 들였다. 노무라증권을 인수자문사로 삼고 재빠르게 인수전 참전태세를 갖췄다.
화학업계에서 LG화학의 맞수로 거론되는 롯데케미칼도 바스프의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사업부문 인수를 검토했으나 결국 인수전에 참전하지 않았다. 현재 LG화학은 SK케미칼, 코오롱그룹과 경쟁하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인수합병건을 놓고 “진행되고 있는 인수합병과 관련해서는 아무것도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