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도가 새 성장동력으로 점찍은 첨단 운전자보조 시스템(ADAS)의 고객 확대를 위해 온힘을 쏟고 있다.
만도는 지난해 첨단 운전자보조 시스템을 담당하는 비즈니스 유닛(BU)을 출범하고 이 부문 매출 비중을 늘리기 위해 주력하고 있는데 주요 고객사인 현대자동차그룹을 통해서 내는 매출로만 외형을 확대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 정몽원 만도 대표이사 회장.
21일 만도에 따르면 글로벌 완성차기업의 자율주행 시스템 탑재율이 빠르게 증가하는 데 따라 새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만도 관계자는 “고객 다변화를 계속해서 추구해 왔다”며 “지속적으로 첨단 운전자보조 시스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만도는 국내와 중국 이외의 지역에 주목한다.
국내와 중국의 완성차기업과 거래로 2018년 기준으로 매출의 73%를 낸 만큼 외형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고객 다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만도는 2017년 첨단 운전자보조 시스템을 통해 매출의 6.4%를 냈는데 2020년까지 매출 비중을 14%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만도가 조만간 해외 고객을 통해 첨단 운전자보조 시스템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만도 관계자는 “국내나 중국 뿐 아니라 미국이나 다른 데서도 고객을 찾고 있다”면서도 “어느 기업과 얘기가 오가는지 등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만도는 그동안 현대차그룹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애써왔다.
현대차그룹이 내놓는 신차에 잇따라 첨단 운전자보조 시스템을 공급하면서 이 부문에서 높은 성장세를 이어왔지만 의존도가 높다는 점은 고객사의 경영상황에 따라 매출이 출렁일 수 있어 안정적 수익 창출이 어렵다. 고객사와 협상력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실제로 만도는 올해 1분기에 중국시장에서 현대차 실적이 하락한 탓에 2018년 1분기보다 영업이익이 21%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만도는 현대차의 팰리세이드, 쏘나타 뿐 아니라 국내 출시예정인 기아자동차의 텔루라이드 등에도 첨단 운전자보조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다. 텔루라이드는 현재 북미지역에서 판매되고 있다.
만도가 현대차그룹과 지금의 관계를 유지한다면 2023년까지 첨단 운전자보조 시스템 매출의 70%가량을 현대차를 통해 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지만 현대차그룹이 자회사인 현대모비스를 그룹의 핵심 부품기업으로 키우려는 의지를 내보이고 있어 만도가 새 고객을 찾는 게 더욱 절실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로서는 현대차가 신형 쏘나타 등에 만도의 제품을 탑재할 만큼 기술력에서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다 해도 현대모비스가 꾸준히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힘을 쏟고 있어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자율주행차 연구개발과 설비투자에 모두 1조5천억 원을 들인다는 계획을 내놨다. 만도가 들이는 연구개발비의 5배 규모다.
현대모비스가 잠재적 경쟁자로 급부상하고 있지만 만도가 아직까지는 뚜렷한 대응방안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만도 관계자는 “현대모비스와 비교해 바라보는 시선이 있다는 걸 알고 있지만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만도는 자율주행차시장 규모가 확대됨에 따라 첨단 운전자보조 시스템부문 매출을 큰 폭으로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만도는 올해 초 첨단 운전자보조 시스템 비즈니스유닛을 출범하며 2023년 이 부문에서 매출 2조 원을 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만도는 2018년에 첨단 운전자보조 시스템부문에서 매출을 모두 5220억 원 올렸다. 2019년에는 7천억 원가량 매출을 올릴 것으로 추정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