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섭 선데이토즈 대표이사가 게임의 자체적 유통에 도전해 수익성 개선을 추진한다.
2일 선데이토즈는 새 퍼즐게임 ‘디즈니팝’을 출시하고 처음으로 자체적 유통을 시도한다. 기존 선데이토즈 게임들은 모두 카카오를 통해 배급했다.
디즈니팝은 김 대표가 단독대표에 오른뒤 뒤 선데이토즈가 사실상 처음으로 내놓은 게임이기도 하다.
선데이토즈 관계자는 “카카오톡과 다른 유통환경을 통해 이용자와 접점을 넓히려 한다”며 “카카오톡이 한국에서 영향력이 크긴 하지만 디즈니라는 유명 지식재산권을 활용한 만큼 이용자를 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가 카카오톡을 벗어나 게임 유통에서 홀로서기를 시도하는 것은 회사의 수익성을 개선하려는 노력으로 풀이된다.
선데이토즈는 2018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859억8700만 원, 영업이익 85억5700만 원을 냈다. 2017년과 비교해 매출은 18.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1.7% 줄었다.
선데이토즈 관계자는 “지난해 2분기 ‘위베어 베어스 더퍼즐’을 해외에 내놓을 때 마케팅비용이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선데이토즈는 지난 몇 년 동안 매출 감소와 함께 영업이익도 내리막길을 걸어 영업이익률이 급감했다.
선데이토즈는 2014년 매출 1440억9500만 원, 영업이익 609억9100만 원을 내며 실적 정점을 찍었다. 영업이익률도 2014년 40%를 웃돌았다. 하지만 2017년 17.2%, 2018년 9.9%까지 떨어졌다.
김 대표는 자체적 게임 유통에서 반등의 돌파구를 찾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게임회사는 모바일게임을 출시하면 유통 수수료 명목으로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 등에 매출의 30%를 지급해야 한다. 선데이토즈는 카카오톡으로 게임을 유통하며 카카오에 30%를 추가로 지불해왔다.
선데이토즈는 카카오톡 플랫폼을 활용해 성장한 대표적 게임회사다.
선데이토즈는 2012년 ‘애니팡 for kakao’를 출시했다. 이 게임은 카카오톡을 통해 친구를 게임으로 초대하고 게임을 하는 데 필요한 ‘하트’를 주고 받는 기능 등에 힘입어 내려받기 3500만 건 정도를 보였다.
애니팡 for kakao는 플레이스토어와 앱스토어에서 각각 매출 1위에 오르기도 하며 선데이토즈를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점차 카카오가 유통하는 게임이 많아져 차별성이 떨어졌고 카카오톡 친구 초대를 통해 이용자를 모으는 방식도 진부해졌다.
영업비용과 개발비용 증가로 영업이익까지 부진해지자 김 대표는 카카오톡에서 벗어나기로 결정한 것으로 파악된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선데이토즈는 2019년 출시 게임부터 메신저 플랫폼을 사용하지 않을 예정이어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데이토즈의 모회사 스마일게이트가 플랫폼사업에 공을 들이는 점도 카카오로부터 탈피하는 결정을 내리는 데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스마일게이트는
권혁빈 스마일게이트그룹 이사회 의장의 의지에 따라 ‘스토브’라는 게임 유통 플랫폼에 힘을 쏟고 있다.
디즈니팝은 스토브에 등재되지는 않지만 스토브 아이디로 로그인할 수 있다. 디즈니팝을 통해 스토브 회원을 모을 수 있는 것이다.
김 대표는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전무로 투자전략담당도 겸직하고 있다.
2017년 12월 선데이토즈 공동대표에 올랐으며 스마일게이트홀딩스가 2018년 1월 선데이토즈를 자회사로 편입할 때 이정웅 선데이토즈 창업주가 사임하면서 단독대표가 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