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카드사와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등 대형 가맹점의 카드수수료 갈등을 놓고 금융위가 개입하지 않겠다는 뜻을 보였다.

증권거래세 개편 논의를 놓고선 증권거래세를 단계적으로 인하해 최종적으로 폐지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봤다.
 
최종구 "카드사와 현대기아차 수수료 갈등은 잘 조정되길 기대"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019년 금융위원회 업무계획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 위원장은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019 금융위원회 업무계획’을 발표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대형 가맹점과 카드업계의 분쟁은 새로운 수수료체제를 적용하는 과정에서 나온 의견충돌”이라며 “지금 치열하게 조정과 협의를 하고 있으니까 잘 조정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회사와 카드사들이 카드 수수료 인상안을 놓고 갈등을 벌이고 있지만 이는 이해당사자들의 협상 문제인 만큼 금융위는 개입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현대자동차는 1일부터 대형 가맹점 수수료율을 높인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삼성카드, 롯데카드, 하나카드 등 카드사 5곳과 10일부터 계약을 해지하기로 했다. 기아자동차도 11일부터 이 카드사 5곳과 계약을 해지한다.

카드사들은 금융위가 지난해 10월에 내놓은 카드 수수료 개편방안에 따라 중소형 가맹점의 카드 수수료율을 낮추고 한해 매출 500억 원을 넘는 대형 가맹점을 대상으로는 수수료율을 높였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여신금융협회도 각각 성명서를 내고 각 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하면서 업계간 갈등으로 확산될 조짐도 보이고 있다.

최 위원장은 “지난해 내놓은 카드 수수료 개편방안의 핵심은 수익자 부담 원칙에 따라 적격비용을 제대로 산정하자는 것”이라며 “카드사들이 사용하는 적격비용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마케팅비용으로 이를 공정하게 배분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카드사는 마케팅비용이 들어간 것을 고려해 자동차회사에 수수료를 더 높게 받겠다는 것이고 자동차회사들은 그만큼 주기 어렵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 수수료가 최종적으로 어느 수준에서 정해지는지를 본 뒤에 법에 어긋나거나 불공정행위에 해당하는 지 여부를 살펴보기로 했다.

증권거래세 개편과 관련해서는 단계적으로 인하한 뒤 최종적으로 폐지하는 방안을 내놓은 더불어민주당과 의견을 같이했다.

더불어민주당 자본시장활성화특별위원회는 5일 증권거래세를 단계적으로 인하해 폐지하는 증권거래세 개편 안을 제시했다.

다만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6일 “정부와 여당은 이를 놓고 논의한 바 없다”며 “증권거래세를 폐지하는 게 아니라 단계적으로 인하할 것”이라고 선을 그으면서 정부와 여당의 의견차이를 드러내기도 했다. 

최 위원장은 “폐지든 인하든 증권거래세 부담은 좀 더 낮추고 양도세를 부과하는 쪽으로 옮겨가야 한다는 여당의 생각에 의견을 같이한다”며 “단계적으로 인하하면서 폐지와 비슷한 효과를 내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당은 좀 더 적극적이고 정부는 점진적 방법을 원하는데 금융위로선 폐지든 인하든 논의되는 것 자체가 다행”이라며 “어떤 방식이 될지는 나중에 국회의 세법 개정 과정에서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