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투어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일본 여행 수요에 시름하고 있다. 

8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본에서 독감(인플루엔자)이 유행하면서 일본 여행 수요 회복에 다시 빨간불이 켜졌다. 
 
하나투어, 일본 독감 유행으로 여행 수요 회복에 다시 '빨간불'

▲ 김진국 하나투어 대표이사 사장.


일본 독감 유행으로 여행업계에서 부정적 영향을 받을 곳으로 하나투어가 꼽힌다. 

하나투어는 전체 여행상품 판매 가운데 일본 여행상품 판매가 차지하는 비중이 경쟁사인 모두투어보다 높다.

1월 기준 일본 여행상품 판매 비중은 하나투어가 39%, 모두투어가 32.8%다. 하나투어는 일본 여행 관련 자회사인 하나투어재팬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하나투어가 1일 발표한 2월 패키지 여행상품 예약 월별 증감률이 기존에 발표했던 23%에서 –1%로 크게 낮아졌는데 일본 독감 관련 뉴스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하나투어의 1분기 여행 수요가 예상보다 더 부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민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일본 독감 유행 등으로 하나투어의 일본행 수요가 개선되지 못하고 마이너스 구간에 머물고 있다”며 “1분기에도 의미있는 수요 회복을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내다봤다. 

일본 여행 수요는 2018년 3분기 일본에 연속으로 자연재해가 발생하면서 성장률이 둔화하기 시작했다. 인천공항공사의 통계에 따르면 월별 일본행 여객수 성장률은 2018년 3월 22% 등 6월까지 꾸준히 17~22%대를 보이다 7월을 기점으로 한 자릿수로 떨어진 뒤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1.3% 역성장이 나타나기도 했다.

하나투어는 일본 여행 수요의 증가율이 둔화한 데 영향을 받아 실적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하나투어는 2018년 3분기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51억7757만 원을 냈다. 2017년 같은 기간보다 영업이익이 42.3% 감소한 것이다. 하나투어의 2018년 4분기 영업이익은 2017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79.84% 감소한 31억4968만 원에 그쳤다.  

다만 최근 독감 유행에 따른 일본 여행 수요의 감소는 일시적 현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줄어든 일본 여행 수요가 하반기로 이연된다면 하나투어가 하반기에 실적 반등을 이룰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유성만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하나투어는 올해 1분기 일본의 독감 대유행으로 일본 노선 부진이 지속되고 해외 자회사 하나투어 재팬의 실적 회복 역시 지연될 것”이라면서도 “독감 이슈만 해결된다면 작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일본 노선의 이연수요 효과로 올해 실적 회복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일본 후생노동청이 1일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1월 넷째 주 일본에서 독감에 감염된 추정 환자 수는 228만 명, 독감으로 의료기관의 진찰을 받은 사람 수는 222만 명으로 역대 최다 수준이다. 

일본의 의학전문언론 닛케이 메디컬은 8일 “감염 추정 환자가 가장 많았던 1월 넷째 주보다는 환자가 감소하고 있지만 여전히 전국적으로 ‘경보’ 수준을 넘어선 상태”라며 “계속 감염대책을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국내 여행자들 사이에서도 이를 두고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회원 수 120만 명의 거대 일본 여행 커뮤니티 ‘네일동’에는 1월부터 현재까지 100건을 훌쩍 넘는 인플루엔자 관련 질문이 올라온 상태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일본에서 독감이 유행하면서 지난해 감소한 일본 여행 수요 회복이 더뎌질 가능성은 있다”며 “아직 일본 여행 취소분 급증과 같은 눈에 띄는 수요 감소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