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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이폰XR로 안드로이드 사용자 끌어오기는 '절반의 성공'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8-12-27 14:4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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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새 스마트폰 ‘아이폰XR’이 출시 초반부터 부진한 판매를 보이고 있지만 기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를 끌어들이는 데 강력한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이 아이폰XR의 후속 스마트폰 가격을 더욱 낮춰 내놓으며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업체와 본격적으로 가격 경쟁을 벌이려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애플, 아이폰XR로 안드로이드 사용자 끌어오기는 '절반의 성공'
▲ 애플 '아이폰XR'과 팀 쿡 애플 CEO.

미국 CNBC는 27일 “아이폰XR과 아이폰XS 등 새 아이폰이 모두 예상보다 부진한 판매를 보이고 있다”며 “하지만 아이폰XR의 가격 경쟁력이 주목받아 수요를 끌어당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CNBC가 인용한 시장 조사기관 CIRP의 분석에 따르면 아이폰XR의 출시 직후 1개월 동안 구매자의 약 16%가 구매 직전에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사용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의 구매 비중이 지난해 아이폰8 시리즈는 12%, 아이폰X는 11%에 그쳤던 점에 비춰보면 아이폰XR이 아이폰 신규 수요를 창출하는 데 더 큰 효과를 낸 셈이다.

CIRP는 애플이 아이폰XR을 아이폰XS보다 낮은 가격에 내놓으며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를 애플 생태계로 끌어들이려 한 전략이 성과를 본 것으로 분석했다.

아이폰XS는 미국 기준으로 999달러부터 판매돼 대부분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보다 가격이 훨씬 비싸지만 749달러부터 판매되는 아이폰XR은 가격 차이가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폰XR 판매량은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돌고 있다. 비슷한 사양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비교하면 여전히 가격이 비싸다는 약점을 완전히 극복하지 못한 것이다.

애플이 최근 한국을 포함한 세계에서 아이폰XR의 보상판매 행사 등 할인판매 혜택을 강화하고 있는 점도 아이폰XR의 가격 경쟁력을 의식한 것으로 분석된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애플은 아이폰 판매량을 유지하기 어려워지자 절대로 할인판매 행사를 벌이지 않던 방침을 바꿔 아이폰XR을 중심으로 공격적 할인을 이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그동안 아이폰의 고가 전략에 절대 고집을 꺾지 않았다. 지난해 가격을 대폭 높여 내놓은 아이폰X가 애플의 실적 증가에 기여하며 올해 새 아이폰의 고가 전략에 더 힘이 실렸다.

하지만 세계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이 빠른 속도로 침체되며 애플도 아이폰 판매량 급감을 피하기 어려워지자 이런 전략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포브스는 애플이 과거 어느 때보다 아이폰 판매 증가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바라봤다.

애플이 서비스와 콘텐츠 매출로 중장기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목표를 이뤄내려면 아이폰을 포함한 애플 기기의 사용자 기반을 계속 늘려야만 하기 때문이다.

포브스는 애플이 대규모 아이폰 할인판매 행사로 판매량을 방어하는 데 성과를 보겠지만 그동안 아이폰이 상징하던 ‘럭셔리 브랜드’로서의 이미지는 큰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바라봤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스마트폰 수요 침체가 장기화되고 가격 경쟁이 치열해진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애플이 고가 전략을 포기하는 일은 당연한 수순이 될 수밖에 없다.
 
애플, 아이폰XR로 안드로이드 사용자 끌어오기는 '절반의 성공'
▲ 애플 아이폰 보상판매 할인행사 안내.

특히 아이폰XR이 안드로이드 사용자를 대거 끌어들여 애플 기기 신규 사용자를 확보하는 데 효과를 낸 만큼 아이폰XR의 후속 스마트폰은 가격 경쟁력이 더 강화될 공산이 크다.

포브스는 “애플은 가격 경쟁력을 중요한 요소로 앞세우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업체와 경쟁의 전장에 발을 들인 셈”이라며 “쉽지 않은 싸움이 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내년 출시할 아이폰XR의 후속 제품에 LCD 패널 등 저가 부품을 탑재하며 가격을 낮춰 내놓거나 올해와 같이 초반부터 적극적 할인판매 행사를 통해 수요 확보에 힘쓸 것으로 전망된다.

아이폰XR의 할인판매 행사도 단기간에 그치지 않고 내년까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포브스는 “팀 쿡 CEO가 아이폰 가격을 낮추는 전략으로 판매량을 늘리는 효과를 보겠지만 애플이 오랜 기간 쌓아 왔던 브랜드 이미지 훼손을 대가로 치르게 될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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