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권세창 한미약품 신약개발부문 대표이사 사장.
권세창 한미약품 신약개발부문 대표이사 사장은 아내의 권유로 20여 년 전 한미약품 연구소에 입사해 줄곧 신약 개발에 몰두해왔는데 그동안 개발한 ‘자식 같은’ 신약들이 성과를 내고 있다.
13일 증권가의 분석을 종합하면 한미약품의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가 곧 미국에서 상용화 돼 큰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호중구감소증은 백혈구가 줄어드는 백혈병의 일종이다.
한미약품은 올해 4분기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롤론티스 허가를 신청하기로 했다.
현재 글로벌 호중구감소증 치료제시장의 대표적 의약품은 페그-필그라스팀의 ‘뉴라스타’인데 지난해 전 세계에서 약 7조 원의 매출을 올렸다. 뉴라스타는 사실상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데 2015년 미국에서 특허 기간이 끝났는데도 바이오시밀러(복제약)가 나오지 않고 있다.
롤론티스가 상용화된다면 뉴라스타의 강력한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롤론티스의 두 번째 임상 3상도 환자 등록을 마친 상태”라며 “올해 4분기 허가신청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롤론티스와 당뇨병 치료제 에페글라나타이드 등은 한미약품이 개발한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신약이다. 랩스커버리는 바이오의약품의 약효시간을 늘려주는 기술이다.
권 대표는 랩스커버리 개발의 주역으로 꼽힌다. 그는 랩스커버리를 두고 “자식 같은 존재”라고 말한다.
바이오신약팀장이던 2004년부터 랩스커버리 개발을 본격적으로 시작해 약물을 뗐다 붙였다 하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개발에 성공했다.
권 대표는 1996년 한미약품 연구소로 입사한 뒤 줄곧 신약 개발분야에서만 일했다. 선경인더스트리에서 근무하다 약사인 아내의 권유로 연구원 5명에 불과했던 한미약품 연구소로 옮겼다. 성장 가능성에 주목한 것이다.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의 적극적 지원 아래 한미약품 연구소는 크게 성장했다. 한미약품의 연구개발 인력은 현재 550명으로 전체 인력의 30%에 이른다. 박사학위 소지자만 지난해 기준 64명이다.
권 대표는 임 회장의 기대에 화답하듯 2015년부터 천억 원 대의 기술수출에 잇달아 성공하며 한미약품 신약 개발의 성과를 본격적으로 거두고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12월 에페글라나타이드의 임상3상을 시작했고 2021년 미국 식품의약국 허가신청을 계획해뒀다. 올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올리타’의 글로벌 임상3상도 시작한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권 대표가 오래 전부터 연구개발분야에서 활약하면서 현재 성과를 보고 있는 신약들 대부분에 관여했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1963년 경북 문경에서 태어나 연세대에서 생화학으로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89년부터 1996년까지 선경인더스트리에서 생물공학팀 과장으로 일했다.
1996년 한미약품 연구소로 옮겨 연구소 부소장과 소장을 거쳐 2016년 한미약품 부사장으로 승진한 데 이어 지난해 신약 개발부문 대표이사 사장이 됐다.
권 대표는 랩스커버리 개발을 주도한 공을 인정받아 2010년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의 으뜸기술상과 2011년 대한민국 기술대상, 2013년 산업부장관상 등을 받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대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