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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72초TV 성지환 "숏폼에서 콘텐츠 개발사로 더 나아가겠다"

이정은 기자 jelee@businesspost.co.kr 2019-06-20 17:4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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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72초TV 성지환 "숏폼에서 콘텐츠 개발사로 더 나아가겠다"
▲ 성지환 72초TV 대표가 'C-Rocket 콘퍼런스'에서 발표하고 있다. 
“72초TV의 나아갈 길은 콘텐츠 개발사다.”

성지환 72초TV 대표가 오랫동안 고민한 끝에 내린 결론이다. 72초TV는 1분가량의 짧은 형식의 영상 콘텐츠를 제작해 새로운 형식의 드라마, 예능을 선보였다.  

‘바나나액츄얼리’ ‘오구실’ ‘두여자’ ‘72초 드라마’ 등 숏폼 콘텐츠는 한편에 1분~5분 정도 길이의 짧은 콘텐츠인데 수십~수백만 회가 넘는 조회수를 올려 높은 인기를 끌었다. 

최근 CJ오쇼핑과 협업으로 제작한 ‘신감독의 슬기로운 사생활’은 웹드라마로 세계적 시상식 에미상에서 ‘숏폼 시리즈’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비주류로 인식되어온 숏폼 드라마를 들고 당당히 세계무대에서 인정받았다.   

성 대표가 제작해 온 짧은 형식의 콘텐츠는 세계에서 100개 국가로 유통되고 있다. 콘텐츠의 형식만 판매하는 ‘포맷판매’도 해외에서 꾸준하다.  

20일 비즈니스포스트는 성 대표를 만나 72초TV의 미래 사업방향을 들었다.

- 72초TV가 최근에 낸 성과가 있다면?

“우리가 제작하고 있는 숏폼 형식의 콘텐츠가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지난해 11월 열린 인터내셔널 에미어어즈 ‘숏폼 시리즈’부문에 ‘신감독의 슬기로운 사생활’이 공식 노미네이트 됐다. 해외에서도 인기를 입증했을 뿐 아니라 콘텐츠 형식이 ‘포맷판매’로도 해외에 많이 팔리고 있다.”

그는 “우리가 만든 콘텐츠가 해외에서 100여개 국가로 유통되고 있다”며 “유통만 되는 것이 아니라 리메이크하는 것(포맷판매)까지도 많이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숏폼 동영상은 1~5분가량 짧은 드라마·예능 영상으로 유튜브·페이스북 등 모바일에서 주로 소비되는 콘텐츠다. 72초TV는 '오구실' '두여자' '바나나 액츄얼리' '이너뷰' '72초 데스크' 등을 제작해 모바일 플랫폼에서 큰 인기를 끌어왔다. 72초TV는 콘텐츠 기획부터 각본, 편집, 촬영, 조명, 사운드, 음악, 디자인, 마케팅 등 콘텐츠 제작부터 유통까지 모든 단계를 맡고 있다.

- 72초TV가 제작한 콘텐츠가 높은 인기를 끈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한마디로 얘기하면 ‘낯선 익숙함’이라고 생각한다. 익숙한 것들을 낯설게 표현한 것이 인기를 얻은 것의 핵심이다. 처음에는 낯설다고 느끼지만 보다 보면 굉장히 익숙한 얘기를 하는 것이다.”

성 대표는 “과거에 72초 드라마, 오구실 등이 어마어마한 반응을 일으켰던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 같다”며 “과거에 머물러서 여기로 다시 가겠다는 것이 아니라 핵심을 잊지 않고 계속 그 방향으로 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72초TV는 창작자들이 한번쯤은 꼭 같이 일해보고 싶은 회사로 꼽을 정도로 독창성을 인정받고 있다. 또 콘텐츠가 아니라 회사 자체도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이기도 하다. 

- 앞으로 어떤 콘텐츠를 제작해 나갈 것인가?

“결국 72초TV는 콘텐츠 개발사라는 정의를 내렸고 오랜 고민 끝에 방향성을 잡았다. 콘텐츠 제작사, 플랫폼이 아니라 콘텐츠를 개발하는 회사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강점이 무엇인지 생각해봤는데 콘텐츠 형식 자체를 개발하는 것을 잘한다고 생각한다.”

성 대표는 “뾰족하게 포지셔닝을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려고 한다”며 “더 뾰족한 방향으로 콘텐츠를 개발해나가면 이것이 씨앗이 돼서 조금씩 수익이 쌓여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성 대표는 창업 이후 지금까지 모두 23개 작품을 내놨다. 이 작품들은 또 모두 34개 시즌을 보유하고 있다. 처음에는 콘텐츠와 계속 같이 가려고 했는데 이제는 다른 회사들과 협업하기로 했다고 한다. 다른 회사들과 지금까지 제작해 온 콘텐츠를 확장해 나가기로 한 것이다. 

그는 “어떻게 보면 욕심을 조금 내려놓는 것일 수도 있다”며 “전에는 보이는 길을 다 가면서 직접 모든 것을 하려고 했었는데 이제는 잘하는 것에만 집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72초TV는 콘텐츠를 개발하는 데 방향을 잡고 그 외의 작업들은 다른 회사들과 협업을 통해서 일하고 그들과 수익을 나누는 식으로 전략을 세웠다고 했다. 성 대표는 앞으로는 72초TV가 개발한 콘텐츠가 널리 퍼져서 더 영향력이 높아지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곧 음원도 출시한다. ‘언제나 주말은 짧음’(가제)의 음원도 발매하고 이 음원에 누구든지 영상을 만들 수 있도록 콘텐츠를 개발한다.  

- 미디어업계는 어떻게 변화할 것이라고 보나?

“최근 프랑스 칸에서 열린 방송영상콘텐츠마켓 밉티비(MIPTV)를 방문해 보니 미디어업계의 변화가 피부로 느껴졌다. ‘BBC’나 프랑스 방송 ‘TF1’은 방송국 자격이 아니라 스튜디오 자격으로 행사에 참가했다. 방송국으로서의 정체성보다 콘텐츠의 정체성이 더 중요해졌다는 것을 실감했다.”

성 대표는 “행사장에서는 콘텐츠 크리에이터의 위상이 중요해져서 많은 감독들이 모여서 워크숍을 하는 공간도 크게 배치돼 있었다”며 “주최측에서 수익을 포기하고 이들에게 공간을 할애한 것이어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미디어업계가 자기 콘텐츠가 지니는 목적성이 분명한 쪽으로 가고 있다고 파악했다. 아마존은 신발을 더 많이 팔기위해서 인터넷 동영상서비스(OTT)를 시작하고 레드불도 익스트림 스포츠회사로서 인터넷 동영상서비스를 하고 있는 것처럼 콘텐츠와 플랫폼이 지니는 목적성이 더 분명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성 대표는 “최근 주목해서 보고 있는 회사는 ‘스토리랩’인데 세계적 광고대행사 ‘덴츠’가 만든 스튜디오”라며 “광고대행사가 직접 콘텐츠를 만들고 광고주를 직접 연결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들이 광고라고 인식하지 못하고 콘텐츠를 소비했는데 알고 보면 광고콘텐츠인 형식이 앞으로 더 많아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그는 “앞으로 세상을 재미있게 만들 수 있는 콘텐츠를 계속 만들면서 잘먹고 잘살고 싶은 게 소망”이라며 “창작자라면 누구나 그렇게 꿈을 꿀 것인데 어렵더라도 방법을 계속 찾아나가면서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성지환 대표는 서울대학교에서 수학을 공부했다. 프로그래머로 일하다가 72초TV의 전신인 공연기획사 인더비를 세웠다. 4년 동안 인더비를 이끌다가 네시삼십삼분의 권준모 의장에게 투자를 받아 2015년 72초TV를 세웠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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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nny
기자님, 72초 전신은 '인버디'가 아니고, '인더비'입니다 -_- in the B    (2019-06-25 13:43: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