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Who] 권평오, 무역분쟁에 코트라의 시장다변화 발걸음 재촉

권평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사장(가운데)이 18일 경기 수원 산업용 엑스레이 검사장비 제조업체인 ‘쎄크’를 방문해 제품설명을 듣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하반기 아세안과 인도, 러시아 등 신남방과 신북방 지역에 수출 마케팅을 집중하겠다.”

권평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사장은 18일 경기지역 기업간담회를 열고 해외시장 다변화에 더욱 속도를 낼 뜻을 보였다.

한국의 2017년 전체 수출액 가운데 중국은 25%, 미국은 12% 등 중국과 미국의 수출 비중은 전체의 40%가량을 차지한다.

중국과 미국은 한국의 전통적 주력 수출국가로 이들 이외의 나라로 해외시장을 다변화하는 일은 코트라의 오랜 과제였다.

권 사장도 4월 취임하면서부터 4대 핵심 정책과제에 △수출품목과 시장 다변화 △새로운 해외 진출 기회 발굴을 포함하는 등 해외시장 다변화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해외시장 다변화에 속도를 내야할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

권 사장이 코트라를 이끈 지 3개월 사이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은 ‘무역전쟁’으로 불릴 정도로 심각해졌고 유럽연합(EU)도 철강을 대상으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잠정 발동하는 등 전 세계적 보호무역 기조는 더욱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과 미국, 유럽연합 등의 보호무역 강화 기조에 따라 코트라의 대체시장 발굴이 더욱 시급해진 셈이다.

권 사장이 하반기 수출 마케팅을 신남방과 신북방지역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보인 것도 이런 맥락으로 읽힌다.

권 사장은 그동안 문재인 정부의 신북방정책과 신남방정책에 맞춰 해외시장 다변화를 차분히 준비해 왔다.

취임 뒤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해외 첫 무역관장 회의를 열었다. 코트라 사장은 그동안 취임하면 보통 중국과 미국 등 주력국가를 우선 찾았지만 권 사장은 신북방정책에 따라 첫 방문지로 러시아를 선택했다.

그 뒤로도 인도, 싱가포르, 태국, 아랍에미리트(UAE) 등을 방문하며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에 힘을 실었다.

권 사장은 취임 뒤 3개월 동안 10개 나라를 방문했는데 2번 찾은 곳은 신북방정책의 중심지인 러시아 모스크바와 신남방정책의 핵심인 인도 뉴델리 두 곳뿐이다.

권 사장은 해외시장 다변화에 힘쓰는 동시에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에 따른 국내 중소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현장도 바삐 누비고 있다.

권 사장은 18일에 이어 26일에는 강원지역의 중소 수출기업을 방문해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다.

재임 기간의 3분의 1을 해외에 있었지만 그 사이 국내에서도 10번이 넘는 현장방문을 진행하며 100여 개가 넘는 중소중견기업들을 만나 애로사항을 들었다.

권 사장은 18일 경기지역 기업간담회에서 “코트라는 1차적으로 수출애로 해소를 위한 현장지원을 강화하겠다”며 “무역분쟁으로 일어날 수 있는 미국과 중국의 수입선 변화를 새로운 수출 기회요인으로도 적극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권 사장은 한국외국어대학교 무역학과와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일본 사이타마대학교 정책과학대학원을 졸업하고 동국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제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제27회 행정고시로 공직에 진출해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 등을 역임한 무역통상 전문가로 2015년부터 사우디아라비아 대사로 일하다 4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사장에 올랐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