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엔비디아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를 피해 중국용 인공지능(AI) 칩에 고대역폭메모리(HBM)가 아닌 그래픽용 D램 ‘GDDR’을 탑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GDDR에서 기술 우위를 확보한 것으로 평가받는 데다 막대한 생산능력을 보유한 만큼 AI 반도체 시장에서 반전을 노릴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8일 미국 금융증권사 모건스탠리의 보고서에 따르면 엔비디아가 미국의 대중 규제로 HBM을 탑재한 AI 칩의 수출이 막히자, GDDR을 사용한 AI 칩 ‘B30’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 정부는 올해 4월 중국이 엔비디아의 AI 칩을 사용해 AI 기술력을 강화하자, 수출 가능한 AI 칩의 ‘대역폭’을 제한하는 규제를 발표했다. 대역폭은 AI 칩의 데이터 처리 속도와 효율성을 결정해, AI 학습 성능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다.
엔비디아는 AI 칩의 대역폭을 높이기 위해 HBM을 탑재하고 있다. 하지만 수출 규제로 중국요 AI 칩에 HBM을 탑재하기가 어려워지자, 그래픽용으로 제작한 GDDR 적용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미 일부 AI칩 설계업체들은 GDDR 메모리를 AI 칩에 탑재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반도체 설계의 ‘전설’로 불리는 짐 켈러가 설립한 텐스토렌트는 자사 AI 반도체 ‘웜홀’에 HBM이 아닌 GDDR 메모리를 사용했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의 중국용 ‘B30’에 GDDR을 공급할 유력한 업체로 꼽힌다.
GDDR 기술력에서는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보다 앞서있다고 평가되는데다, 생산능력에서도 상대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2월 국제고체회로학회(ISSCC)에서 삼성전자가 공개한 GDDR7은 24Gb 용량에 초당 42.5Gbps 속도를 낸다. 반면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공개한 GDDR7의 최대 속도는 40Gbps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에 GDDR7을 최초 공급한 기업이다.
엔비디아는 지난 1월24일(현지시각) CES 2025에서 공개한 그래픽카드 RTX5090에 삼성전자의 GDDR7을 탑재했다고 밝혔다. 그 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도 GDDR7을 공급하기 시작했지만 비중은 삼성전자보다 낮은 것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생산능력의 대부분을 HBM에 투자하고 있는 SK하이닉스나 생산능력이 부족한 마이크론과 비교해, 삼성전자는 GDDR에 더 많은 생산라인을 배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엔비디아는 최근 AI 학습보다 중국의 AI 추론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AI 학습은 데이터를 통해 지식을 습득하고 패턴을 인식하거나 예측 모델을 구축하는 과정을 뜻하며, 추론은 AI가 학습한 지식을 바탕으로 결론을 도출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중국 딥시크가 낮은 비용으로 학습을 진행하고 알고리즘을 통해 추론 성능을 극대화하자, 글로벌 AI 시장은 AI 추론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알리바바, 바이트댄스 등 중국 빅테크 외에도 중소형 AI 개발사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기며 AI 추론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도 중국 시장을 노리기에는 GDDR 메모리가 적합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의 규제로 4세대 HBM3 이상의 중국 수출이 막힌 상황에서, 창신메모리(CXMT)가 3세대 HBM2E 완성에 다가섰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3세대 HBM2E 생산을 축소하며 구형 HBM 사업을 정리하는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중국 공상시보는 “삼성전자의 HBM2E가 ‘마지막 판매’에 접어들었다”고 보도했다.
이는 곧 중국 HBM 수출이 사실상 어려워진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엔비디아의 B30이 중국에서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지는 미지수다.
미국 IT 전문 매체 디인포메이션은 “엔비디아가 단기적으로 미국 수출 제한을 준수해 제작하는 AI 칩은 상당한 성능 저하가 있을 것”이라며 “성능을 낮춘 AI 칩은 미국용 AI 칩과 비교해 비용 효율도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호현 기자
삼성전자는 GDDR에서 기술 우위를 확보한 것으로 평가받는 데다 막대한 생산능력을 보유한 만큼 AI 반도체 시장에서 반전을 노릴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 엔비디아가 미국의 대중 규제를 피해 차세대 중국용 AI 칩에 그래픽용 D램 'GDDR'을 탑재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삼성전자가 수혜를 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삼성전자 GDDR 메모리 반도체 소개 이미지. <삼성전자 유튜브 갈무리>
8일 미국 금융증권사 모건스탠리의 보고서에 따르면 엔비디아가 미국의 대중 규제로 HBM을 탑재한 AI 칩의 수출이 막히자, GDDR을 사용한 AI 칩 ‘B30’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 정부는 올해 4월 중국이 엔비디아의 AI 칩을 사용해 AI 기술력을 강화하자, 수출 가능한 AI 칩의 ‘대역폭’을 제한하는 규제를 발표했다. 대역폭은 AI 칩의 데이터 처리 속도와 효율성을 결정해, AI 학습 성능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다.
엔비디아는 AI 칩의 대역폭을 높이기 위해 HBM을 탑재하고 있다. 하지만 수출 규제로 중국요 AI 칩에 HBM을 탑재하기가 어려워지자, 그래픽용으로 제작한 GDDR 적용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미 일부 AI칩 설계업체들은 GDDR 메모리를 AI 칩에 탑재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반도체 설계의 ‘전설’로 불리는 짐 켈러가 설립한 텐스토렌트는 자사 AI 반도체 ‘웜홀’에 HBM이 아닌 GDDR 메모리를 사용했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의 중국용 ‘B30’에 GDDR을 공급할 유력한 업체로 꼽힌다.
GDDR 기술력에서는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보다 앞서있다고 평가되는데다, 생산능력에서도 상대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2월 국제고체회로학회(ISSCC)에서 삼성전자가 공개한 GDDR7은 24Gb 용량에 초당 42.5Gbps 속도를 낸다. 반면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공개한 GDDR7의 최대 속도는 40Gbps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에 GDDR7을 최초 공급한 기업이다.
엔비디아는 지난 1월24일(현지시각) CES 2025에서 공개한 그래픽카드 RTX5090에 삼성전자의 GDDR7을 탑재했다고 밝혔다. 그 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도 GDDR7을 공급하기 시작했지만 비중은 삼성전자보다 낮은 것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생산능력의 대부분을 HBM에 투자하고 있는 SK하이닉스나 생산능력이 부족한 마이크론과 비교해, 삼성전자는 GDDR에 더 많은 생산라인을 배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엔비디아는 최근 AI 학습보다 중국의 AI 추론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AI 학습은 데이터를 통해 지식을 습득하고 패턴을 인식하거나 예측 모델을 구축하는 과정을 뜻하며, 추론은 AI가 학습한 지식을 바탕으로 결론을 도출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중국 딥시크가 낮은 비용으로 학습을 진행하고 알고리즘을 통해 추론 성능을 극대화하자, 글로벌 AI 시장은 AI 추론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알리바바, 바이트댄스 등 중국 빅테크 외에도 중소형 AI 개발사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기며 AI 추론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도 중국 시장을 노리기에는 GDDR 메모리가 적합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 중국 메모리반도체 기업 CXMT의 D램 홍보 이미지. < CXMT >
미국의 규제로 4세대 HBM3 이상의 중국 수출이 막힌 상황에서, 창신메모리(CXMT)가 3세대 HBM2E 완성에 다가섰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3세대 HBM2E 생산을 축소하며 구형 HBM 사업을 정리하는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중국 공상시보는 “삼성전자의 HBM2E가 ‘마지막 판매’에 접어들었다”고 보도했다.
이는 곧 중국 HBM 수출이 사실상 어려워진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엔비디아의 B30이 중국에서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지는 미지수다.
미국 IT 전문 매체 디인포메이션은 “엔비디아가 단기적으로 미국 수출 제한을 준수해 제작하는 AI 칩은 상당한 성능 저하가 있을 것”이라며 “성능을 낮춘 AI 칩은 미국용 AI 칩과 비교해 비용 효율도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