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ON비디오는 월정액 6만9천 원에 매월 100GB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요금제다. 기본 제공량을 초과하더라도 최대 5Mbps의 속도로 데이터를 무제한 사용할 수 있다.
100GB는 이동통신 가입자들이 고화질 동영상 등을 마음껏 시청해도 한 달 동안 모두 사용하기 힘들 정도의 데이터다.
이 때문에 데이터ON비디오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가장 뛰어다는 평가를 받는다. 25% 선택약정할인까지 받으면 월 이용료를 5만1750원까지 낮출 수 있다.
데이터ON비디오는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경쟁사의 비슷한 요금제와 비교해도 월등하다.
SK텔레콤와 LG유플러스는 현재 6만5890원 요금제에서 기본 데이터 제공량이 11GB에 불과하다. 게다가 이 요금제들은 기본 데이터를 모두 사용하면 매일 2GB만 제공해 데이터를 많이 사용하는 소비자에게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6만 원대 요금제는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의 주력 요금제에 속한다. 이 때문에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의 기존 6만 원대 요금제 고객이 KT로 이동하기 시작하면 기존 이동통신 점유율에도 상당한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LG유플러스는 조만간 KT의 데이터ON비디오와 비슷한 요금제를 출시해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는 2월 선제적으로 완전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했을 만큼 요금제 개편에 적극적이다.
하지만 SK텔레콤은 가입자 당 LTE 주파수 여력이 많지 않아 KT처럼 데이터를 기존보다 10배 이상 제공하는 요금제를 출시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이 KT의 새로운 요금제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 KT는 서비스 경쟁력을 앞세워 SK텔레콤의 가입자를 상당 부분 뺏어올 가능성이 크다. KT는 4월 기준 이동통신 가입자 점유율에서 SK텔레콤보다 16.35%포인트 낮은데 이를 좁힐 기회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
양종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신규 요금제는 기존 요금제보다 데이터 제공량이 대폭 늘어나 5G 서비스가 출시되기 전까지는 네트워크 부하가 크게 증가할 수 있다”며 “가입자 점유율이 48%에 이르는 SK텔레콤은 KT와 비슷한 요금제를 출시하는 데 신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새로운 요금제는 KT의 수익성에 큰 타격을 주지 않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데이터ON비디오 등 KT의 새로운 요금제는 사실상 통신비를 인하하는 효과도 있어 비용부담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KT는 경쟁사로부터 새로운 가입자를 많이 끌어들이면 이런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KT 관계자는 “새로운 요금제 출시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염려의 목소리도 나오는 것을 알고 있다”며 “하지만 가입자를 많이 확보해 매출을 늘릴 수 있다면 수익성에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고 이러한 점을 모두 계산해 요금제를 개편한 것”이라고 말했다.
신은정 DB증권 연구원도 “KT는 올해 신규 요금제를 내놓음으로써 약 60억 원의 추가적 광고 및 마케팅비용이 들 것”이라며 “다만 저렴한 요금제를 쓰던 고객이 고가요금제로 점차 옮길 것으로 전망되는 점을 감안한다면 영업이익에 미칠 악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