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해운업계에서 공급이 늘어난 탓에 운임이 떨어진 데다 연료유 가격도 큰 폭으로 올라 수익에 악영향을 받은 탓이다.
유 사장은 그동안 비용을 줄이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했다.
현대상선 거점항구인 부산신항 4부두에서 하역요율을 낮추기 위해 4부두 운영권을 쥔 싱가포르항만공사와 지난해 4월부터 치열하게 협상했다.
현대상선은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임원 퇴직금 지급 규정과 이사 보수한도를 변경해 사장 등 임원 퇴직금과 보수한도를 줄이기도 했다.
유 사장의 퇴직금이 절반으로 줄었고 유 사장 등 이사 7명 보수한도는 25억 원에서 20억 원으로 20% 낮아졌다.
하지만 1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비용 절감을 위한 이런 노력이 성과를 내지 못한 셈이다.
문제는 세계 해운사들이 이미 공급을 늘린 만큼 올해 안에 운임이 오를지도 불확실하다는 점이다. 컨테이너 운임지수는 5월11일 기준 778포인트를 보이고 있는데 지난해 5월12일보다 10.1% 내렸다.
유 사장이 올해 안에 현대상선의 흑자 전환을 이루려면 비용 절감방안을 추가로 내놓아야 한다는 말도 업계에서 나오지만 더 내놓을 묘책이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나 IT기술 도입 등 경쟁력 강화방안들을 추진해야 하는 만큼 비용 절감에만 주력하다보면 장기적으로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운임이 오르는 것을 바라는 것 외에 그나마 유 사장이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은 부산신항 4부두의 공동운영권을 확보했다는 점이다.
현대상선은 15일 싱가포르항만공사와 합의를 이끌어냈다. 부산신항 4부두 지분 50%를 인수해 공동운영권을 확보하기로 했다.
현대상선은 그동안 처리 물량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손해를 보는 계약구조 아래에서 부산신항 4부두를 이용해 왔는데 앞으로 이런 손해를 줄일 수 있게 된 것이다.
부산신항 4부두의 하역요율이 앞으로 조정돼 현대상선 수익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현대상선은 그동안 추진한 비용 절감방안들이 2분기부터 효과를 내기 시작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4월부터 새 유럽노선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를 2분기부터 실적에 반영한다”며 “초대형 컨테이너를 대규모로 발주하기로 한 만큼 화주들 신뢰도 올라가 화물 유치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 사장은 지난해 11월 서울 연지동의 현대상선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제유가 상승과 선사들의 대형 선박 투입 등으로 흑자 전환 시기를 단언하기는 어렵다”면서도 “하지만 운임이 받쳐주면 2018년 3분기 정도에 흑자 전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