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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차바이오텍에 영입된 이영욱, 재무개선 구원투수 떠맡아

이승용 기자 romancer@businesspost.co.kr 2018-03-26 15:4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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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연구개발과 제약영업에서 성과를 내고 CEO로 영입됐는데 회사가 갑작스럽게 재무 전문가 역할을 요구한다면 잘 해낼 수 있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이영욱 차바이오텍 대표 이야기다.
 
[오늘Who] 차바이오텍에 영입된 이영욱, 재무개선 구원투수 떠맡아
▲ 이영욱 차바이오텍 대표.

이 대표는 동국제약 대표이사 사장을 맡고 있다가 그의 성과를 눈여겨 본 차병원그룹으로 지난해 전격적으로 영입됐다.

차바이오텍 신약 개발과 영업력 강화를 위해 차바이오텍 공동대표를 맡게 됐다.

올해 3월부터는 차바이오텍 단독 대표에 올랐는데 오르자마자 회사가 관리종목에 지정됐다. 주가도 하한가를 보이면서 이른바 ‘차바이오텍 쇼크’ 사태라는 말도 나왔다.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사유를 살펴보면 충분히 사전에 막을 수 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차바이오텍은 2001년 설립됐고 2009년 휴대폰용 카메라렌즈와 렌즈모듈을 개발, 제조하는 디오스텍을 인수합병하는 방식으로 코스닥에 우회상장했다. 합병 이후 회사이름은 ‘차바이오앤디오스텍’이었는데 보통 ‘차바이오앤’으로 불렸다.

차병원그룹은 2014년 디오스텍을 다시 차디오스텍이라는 이름으로 인적분할했다. 줄기세포 연구개발비 마련을 위해 돈을 벌어오는 역할을 맡았던 차디오스텍 없이도 이제 충분히 흑자경영이 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차디오스텍은 이후 ‘다빈치 1호 투자조합’에 매각됐다.

앞서 차바이오앤디오스텍은 2012년 11월 CMG제약을 인수하면서 알짜사업인 구강붕해필름제재(Oral Thin Film)사업도 CMG제약에 넘겨줬다.

인적분할과 사업 양수도로 차바이오텍 자회사들은 우량해진 반면 차바이오텍 본사는 빈약해졌다.

차바이오텍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4210억 원, 영업이익 39억 원을 냈다.

4년간 누적 영업이익은 677억 원이고 무차입경영 기조를 유지한 덕분에 사내현금이 600억 원에 이른다.

그러나 별도기준으로는 계속 적자기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14년 매출 140억 원, 영업손실 96억 원을 냈고 2015년에는 매출161억 원, 영업손실 59억 원, 2016년에는 매출 189억 원에 영업손실 19억 원을 봤다.

차바이오텍은 올해 감사보고서 제출 기한을 앞두고 별도기준으로 2017년 5억3천만 원의 흑자를 냈다는 결산기록을 제출하려 했다. 그러나 외부감사인 삼정회계법인은 차바이오텍이 무형자산을 처리한 연구개발비를 인정할 수 없다며 ‘비용’으로 처리해야 한다고 고수했다.

차바이오텍은 무형자산으로 처리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거래소는 외부감사인의 의견을 채택해 차바이오텍은 지난해 8억8100만 원의 영업손실을 낸 회사가 됐다.

이에 차바이오텍은 별도기준 4년 연속 적자가 발생했고 이에 거래소로부터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5년 연속 적자를 내면 코스닥에서 퇴출된다.

이영욱 대표는 1년 안에 차바이오텍을 흑자로 전환해야 한다.

이영욱 대표는 평생 해본 적 없는 ‘해결사’ 역할을 맡은 것이다. 신약 개발과 영업활동 강화를 계획하고 있었던 이 대표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 될 수도 있다.

이 대표는 재무 전문가가 아니라 연구개발과 영업 전문가다. 중앙대 약대 출신으로 한미약품과 베르나바이오텍코리아를 거쳐 2009년 동국제약 대표로 영입됐다.

동국제약에서 오흥주 사장과 공동으로 대표이사를 맡았는데 이영욱 대표는 국내 영업부문을 맡아 성과를 냈고 2012년과 2015년 두 차례 연임에도 성공했다. 특히 동국제약이 조영제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14%까지 끌어올리는데 중추적 역할을 했다.
 
[오늘Who] 차바이오텍에 영입된 이영욱, 재무개선 구원투수 떠맡아
▲ 차광렬 차병원그룹 총괄회장.

차병원그룹은 2017년 초 임기가 남은 이영욱 대표를 차바이오텍 대표로 전격적으로 영입했다.

차병원그룹은 차바이오텍이 개발하고 있는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과 영업을 강화하고자 했다. 차바이오텍과 자회사의 최고기술경영자(CTO)역할도 맡겼고 올해 3월 단독 대표이사에 오르며 본격 출항을 앞뒀다.

그러나 ‘이영욱호’는 시작부터 난관을 맞이하고 있다.

이 대표는 부랴부랴 차바이오텍 상장폐지를 막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고 25일 주주들에게 보내는 서신에서 흑자 전환을 위한 청사진을 공개했다.

차바이오텍은 비상장 계열회사와의 합병 또는 사업 양수를 추진하고 인수합병으로 신사업에 적극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돈 먹는 조직’인 연구개발부문을 물적분할해 차바이오텍의 별도기준 실적을 개선하겠다는 뜻도 보였다.

임원진 급여도 자진해서 30%삭감하고 조직 통폐합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기로 했다.

주가 급락으로 손해를 본 투자자들을 위해 자사주 108만7342주를 전량소각하고 현 임원진이 기존 부여받은 스톡옵션 가운데 미행사분과 새로 부여 예정인 모든 스톡옵션도 반납하기로 했다.

이영욱 대표가 과연 계획한대로 차바이오텍을 1년 안에 흑자로 돌릴 수 있을까? 성공한다면 그는 ‘재무 전문가’ 또는 ‘해결사’로서도 역량을 쌓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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