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이 기업용 서버에 사용되는 낸드플래시 기반의 저장장치인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기술 경쟁력 확보에 온힘을 쏟고 있다.
SK하이닉스가 그동안 모바일분야에 편중돼있던 낸드플래시사업에서 새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수익성도 개선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이석희 SK하이닉스 경영지원총괄 사장은 26일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48단과 72단 3D낸드 기술력을 활용해 기업용 SSD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겠다”고 말했다.
기업용 SSD는 낸드플래시를 활용한 저장장치 가운데 주로 서버용으로 공급되는 제품이다. 애플과 구글 등 글로벌 주요 IT기업의 서버 인프라 투자확대로 최근 수요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서버시장의 특성상 낸드플래시 평균 탑재량이 스마트폰이나 소비자용 SSD에 비해 높고 한꺼번에 대량의 수요가 발생하는 만큼 반도체기업에 가장 중요한 매출처로 떠오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 홈페이지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2분기에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점유율 10%를 차지해 삼성전자와 도시바, 웨스턴디지털과 마이크론에 이어 5위에 올랐다.
반면 기업용SSD 시장점유율은 3% 안팎에 그쳤다. SK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 매출이 대부분 모바일분야에 집중돼있어 SSD 수요증가의 수혜를 거의 보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SSD의 경우 낸드플래시 외에도 시스템반도체인 컨트롤러, D램 등 다양한 부품이 탑재되는데 SK하이닉스가 컨트롤러 기술력에 약점을 안고 있는 것이 사업진출에 고전한 이유로 지목된다.
박 부회장은 그동안 이런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SK하이닉스의 컨트롤러 기술개발에 집중하며 외부업체와 협력도 꾸준히 추진해왔다. 이런 성과로 기술력을 대폭 개선하며 큰 과제를 해결했다.
이 사장은 컨퍼런스콜에서 “최근 SK하이닉스의 자체 컨트롤러기술을 내재화하는 데 성공했다”며 충분한 생산능력을 갖출 경우 외부업체의 컨트롤러 공급에 의존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자신했다.
SK하이닉스는 7월 계열사인 SK텔레콤으로부터 SSD 개발에 필요한 지식재산권과 기술을 약 153억 원에 넘겨받는 계약도 맺었다. 이런 노력들이 마침내 성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SK하이닉스가 도시바 반도체사업 인수에 참여한 것도 기술경쟁력 강화 노력의 연장선상에 있다. 도시바가 SSD 컨트롤러 기술력에서 세계 최고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박 부회장에 남은 과제는 계획대로 72단 3D낸드를 SSD까지 확대적용하며 삼성전자 등 글로벌 주요 경쟁업체를 넘기 위한 기술우위를 확보하는 것이다.
▲ SK하이닉스가 공급하는 기업용 SSD 솔루션. |
SK하이닉스는 올해 상반기에 전 세계에서 가장 앞선 72단 3D낸드 기술개발에 성공했다. 3D낸드는 낸드플래시의 성능과 생산효율을 끌어올리는 기술로 단수가 높을수록 효과도 뛰어나다.
SK하이닉스의 72단 3D낸드는 SSD용으로 개발이 완료됐지만 아직 외부고객사에 공급되지 않고 있다. 72단 낸드플래시의 본격적인 양산이 시작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연말까지 SK하이닉스가 72단 3D낸드의 대량양산할 계획을 세운만큼 내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고객사에 공급이 시작되면 기업용 SSD시장에서 경쟁력 확보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SSD는 모바일용으로 공급되는 낸드플래시보다 수익성도 높아 실적성장에도 보탬이 될 수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기업용 SSD는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지만 평균 탑재용량과 수요가 모두 빠르게 늘고 있다”며 “꾸준한 기술강화로 시장확대를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