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애플 메타버스기기 출시 임박, 삼성 LG디스플레이 수혜 가능성은

▲ 메타의 가상현실 헤드셋 '퀘스트2'(왼쪽)와 마이크로소프트 증강현실 글래스 '홀로렌즈2' 참고용 이미지.

[비즈니스포스트] 메타와 애플에서 각각 출시를 앞둔 VR(가상현실) 및 AR(증강현실)기기 신제품에 미니LED와 마이크로올레드 등 차세대 기술을 기반으로 한 디스플레이가 탑재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소형 올레드패널 공급을 통해 메타버스 하드웨어 대중화에 기대를 걸고 있던 삼성디스플레이 및 LG디스플레이가 일본과 중화권 경쟁사에 맞서 시장 진입 기회를 노리고 있다.

22일 전자전문매체 WCCF테크에 따르면 애플과 메타가 모두 이른 시일에 자체 증강현실 및 가상현실 헤드셋 형태 기기를 출시하고 판매를 시작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메타가 선보일 가상현실기기 신제품은 ‘퀘스트2프로’로 추정되며 기존에 판매하던 퀘스트2와 비교해 디자인과 성능, 사양과 디스플레이 기술 등이 모두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WCCF테크는 궈밍치 TF인터내셔널 연구원의 분석을 인용해 메타의 신형 VR기기에 미니LED 디스플레이가 탑재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출시 시기는 2022년 하반기로 예상된다.

메타가 퀘스트2에 탑재했던 LCD패널을 포기하고 전력 효율과 화질 등이 우수한 중소형 올레드패널을 사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했는데 예상과 달리 미니LED 기술을 채택한 것이다.

미니LED는 LCD패널과 기본 구조가 같지만 훨씬 많은 백라이트 LED를 사용해 명암비와 화질, 밝기 등을 개선할 수 있는 기술이다. 주로 일본과 중화권 기업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WCCF테크는 “메타의 신형 VR기기에 당초 마이크로 올레드패널 탑재가 예상됐지만 미니LED 패널도 화질과 사용경험 등 측면에서 큰 차이가 없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이 이르면 올해 말 공개하고 내년 출시할 것으로 전망되는 안경 형태의 증강현실 헤드셋에 관련한 자세한 기술 사양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애플이 아이패드나 맥북 등 제품에 올레드패널 대신 미니LED 기반 패널을 탑재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증강현실기기에도 같은 기술을 활용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궈밍치 연구원은 애플 AR기기에 마이크로올레드 기술을 적용한 디스플레이가 탑재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았다. 기존 올레드패널과 비교해 해상도를 대폭 끌어올릴 수 있는 신기술이다.

마이크로올레드 기반 패널은 관련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대만 TSMC 또는 일본 소니가 공급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메타와 애플은 이제 막 개화기에 접어들고 있는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 기반의 메타버스 하드웨어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가장 큰 기업으로 꼽힌다.

두 기업이 모두 관련된 콘텐츠와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벌였고 이전부터 각각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 플랫폼을 통해 고정 사용자층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메타버스 하드웨어시장이 메타와 애플의 주도로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와 관련한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사들에도 큰 수혜가 예상됐다.

특히 중소형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세계 선두기업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고성능 디스플레이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성장 기회를 맞이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했다.
메타 애플 메타버스기기 출시 임박, 삼성 LG디스플레이 수혜 가능성은

▲ LG디스플레이의 증강현실 헤드셋용 디스플레이 기술 안내.

그러나 최근 나오는 전망에 따르면 메타버스 디스플레이 시장 주도권은 결국 미니LED 또는 마이크로올레드 기술을 보유한 일본과 중화권 업체들에 돌아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새로운 형태의 모바일 하드웨어 시장 성장에 자칫하면 소외될 수 있는 처지에 놓였다.

구글도 자체 증강현실기기 개발과 출시를 목표로 두고 있는데 최근 미니LED 기술을 보유한 신생기업을 인수해 자체적으로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타버스 하드웨어 시장에서 기존 올레드패널보다 더 앞선 화질과 해상도, 명암비 등을 구현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이 이미 ‘대세’로 자리잡고 있는 셈이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기존 주력사업인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BOE와 같은 중국 경쟁업체들의 기술 발전에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스마트폰과 맞먹는 규모로 성장할 메타버스 하드웨어에서 성장 기회를 노리고 있는데 이른 시일에 시장 진입을 시도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도 미니LED 등 신기술 기반 패널을 양산해 공급할 능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일본과 중화권 경쟁사를 넘고 수주 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충분히 열려 있다.

메타버스 하드웨어시장이 성장할수록 메타와 애플도 충분한 디스플레이 물량을 공급할 능력과 오랜 경험을 갖춘 한국 디스플레이업체에 점차 의존을 높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증권사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1천만 대 안팎에 그친 것으로 추정되는 가상현실기기 판매량이 2025년까지 연간 3400만 대 수준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애플 증강현실기기도 기존의 아이폰 등 애플 하드웨어 사용자 기반을 바탕으로 콘텐츠와 사용경험 측면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빠르게 판매를 확대할 공산이 크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 등 고객사의 메타버스 하드웨어 출시 가능성을 고려해 관련된 디스플레이 기술을 연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는 이미 지난해 가상현실과 증강현실기기 전용 디스플레이 시제품을 선보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