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한앤컴퍼니가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이 주식매각 계약해제를 통보한 것과 관련해 계약이 유효하다는 태도를 보였다.

한앤컴퍼니는 1일 입장문을 통해 "경영권 주식매매계약의 해제 여부는 중대한 사안으로 (계약대금지급 기한인) 8월31일이 경과해 계약이 해제됐다는 홍 전 회장 측의 발표는 사실이 아니고 법적으로도 타당하지 않다"며 "계약이 현재도 유효하다"고 말했다.
  
한앤컴퍼니 "남양유업 주식매수계약 유효, 홍원식 주장은 구실일 뿐"

▲ 한앤컴퍼니 로고.


한앤컴퍼니는 "만약 홍 전 회장의 주장대로 8월31일이 거래종결일이었다면 무슨 이유로 주주총회를 9월14일로 미루는 결정을 강행했는지 홍 전 회장이 지금이라도 밝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 전 회장이 한앤컴퍼니가 주식양수도계약 체결 뒤 사전합의된 사항에 입장을 번복했다고 주장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한앤컴퍼니는 "모든 합의사항은 서면으로 남아있으며 법원에서 어렵지 않게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며 "한앤컴퍼니는 한 번도 입장을 바꾼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한앤컴퍼니는 "홍 전 회장이 가격 재협상 등 수용하기 곤란한 사항들을 '부탁'이라고 한 바 있을 뿐이다"며 "그런데 8월 중순 이후에는 돌연 무리한 요구들을 거래종결의 선결조건이라며 새롭게 내세우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남양유업 매각계약이 매수인에게만 유리하다는 홍 전 회장 측의 주장도 계약 불이행의 구실에 불과하다고 봤다.

한앤컴퍼니는 "홍 전 회장 측은 인수합병(M&A)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상당한 협상을 통해 합의를 이루어 냈다"며 "오히려 거래의 확실성을 담보하기 위한 강력한 조치들을 요구한 당사자는 홍 회장 측인데 이제 와서 갑자기 불평등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계약 불이행의 구실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한앤컴퍼니가 비밀유지의무를 위반했다는 홍 전 회장의 주장과 관련해서는 "주식매매계약상 규정된 어떤 비밀유지의무도 위반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앤컴퍼니는 또 홍 전 회장이 쉽게 말을 바꾸는 사모펀드에 회사를 넘길 수 없다고 주장한 것을 놓고는 "과연 누가 말을 바꿔왔는지, 지금까지 그 모든 분들의 한결 같은 목소리가 무엇이었는지 숙고해 보기 바란다"고 반박했다.

이에 앞서 5월 홍 전 회장 등 남양유업 오너일가는 보유지분을 한앤컴퍼니에 매각하는 주식양수도계약(SPA)을 맺었다.

하지만 남양유업은 7월30일로 예정됐던 주식 매각절차 종결 등을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돌연 연기했다.

이후 9월1일 홍 전 회장 측이 한앤컴퍼니에 사전 합의사항 이행 거부를 이유로 계약해제를 통보하면서 파국을 맞게 됐다.

한앤컴퍼니는 8월23일 거래종결 의무 이행을 요구하는 소송과 전자등록주식 처분금지 가처분신청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하면서 법적 대응에 나섰다.

법원이 한앤컴퍼니가 제기한 주식 처분금지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이면서 홍 전 회장은 법적 분쟁이 해결되기 전까지 주식을 매각할 수 없게 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