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에게 호반건설의 서울 강남권 도시정비시장 입성은 전국구 건설사로 도약을 위한 필수과제로 꼽힌다. 

김 회장은 그동안 지연됐던 호반건설 상장을 올해 안에 이루기 위해 힘을 쏟고 있는데 강남 정비시장 진입한다면 브랜드 인지도 등 기업 가치를 높이는 데 큰 힘이 될 수 있다.
 
호반건설 상장 힘주는 김상열, 서울 강남 도시정비사업 수주 더욱 절실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


29일 호반건설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신반포15차 재건축사업의 현장설명회에 참석하는 등 입찰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이 사업은 3월9일 시공사 입찰이 마감된다. 

강남 정비시장은 유명 아파트 브랜드를 보유한 대형건설사들이 시공권을 위해 각축전을 벌이는 곳으로 주택사업을 하는 건설사들에 상징성과 사업성이 남다른 것으로 평가된다. 

호반건설이 만약 신반포15차 재건축사업을 따낼 수 있다면 처음으로 강남 정비시장에서 수주성과를 거두는 것이다. 아울러 대형건설사로서 브랜드 위상도 명실공히 인정받을 수 있게 된다.

다만 신반포15차 재건축사업은 쟁쟁한 상위권 건설사들이 입찰 참여를 검토하고 있어 호반건설이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호반건설은 다른 대형건설사에 뒤지지 않는 시공실적과 탄탄한 재무구조로 2019년 7월 사상 처음으로 시공능력평가 순위 10위에 올랐다. 

하지만 도시정비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아파트 브랜드 선호도와 인지도는 다른 대형건설사와 비교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회장은 도시정비사업 등에서 호반건설이 지닌 한계를 인식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2016년 10월 서울 신반포7차를 시작으로 같은 해 12월 방배경남아파트, 2017년 6월 방배14역 등 강남권 재건축사업에 지속해서 도전했지만 GS건설 대림산업 롯데건설에 각각 패배했다.

경쟁사보다 낮은 시공비를 앞세워 도전에 나섰지만 강남 입성에는 결국 실패한 것이다. 

김 회장이 2018년 초 대우건설 인수를 추진했던 일도 이런 현실인식에서 비롯됐다는 시선이 나온다. 

김 회장은 당시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뽑힌 뒤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과 도시재생사업에서 우리가 종합건설사가 아니라 한계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최근 호반건설 대표이사에서 내려왔다. 최승남 호반그룹 총괄부회장을 중심으로 하는 전문경영인 체제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것인데 최 부회장은 우리은행 부행장, 우리금융지주 부사장을 거친 금융 전문가로 호반건설의 기업공개(IPO)를 이끌 적임자로 꼽힌다. 

호반그룹은 올해 들어 사회공헌위원회를 출범하고 사회적 가치를 위한 활동을 넓히며 기업 인지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에 더해 강남 정비시장 진출까지 성공한다면 상장을 앞두고 브랜드 인지도를 포함해 무형의 기업가치를 시장에서 인정받는 데 크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신반포15차 재건축사업은 서울 서초구 신반포15차아파트 8개동 180세대를 지하 4층~지상 35층 규모 아파트 6개동 641세대로 탈바꿈하는 사업이다. 기존 대우건설을 시공사로 뽑았지만 지난해 12월5일 임시총회에서 그 지위를 취소하고 시공사 재선정을 추진하고 있다.  

공사비는 2400억 원으로 대규모 사업은 아니지만 신반포역과 아크로리버파크아파트 사이에 사업지가 있는 알짜사업으로 평가된다. 입찰보증금은 500억 원으로 이 가운데 200억원은 이행보증보험증권 등 보증서로 낼 수 있다.

22일 열린 현장설명회에는 호반건설을 비롯한 현대건설 삼성물산 대림산업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 6개사가 참여했다. 특히 삼성물산이 이번 사업을 따내 도시정비시장에 복귀할지가 주요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현장설명회에 참여해 사업성을 검토하는 단계로 실제 입찰에 참여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홍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