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철 KG동부제철 대표이사 사장이 수출비중 확대를 과제로 안고 있지만 대외환경이 녹록치 않아 목표달성이 쉬워 보이지 않는다.
곽재선 KG그룹 회장은 KG동부제철의 매출비중을 현재 내수 55, 수출 45에서 2021년까지 내수 40, 수출 60까지 전환하는 것으로 내걸고 대외전문가인 이 사장을 영입했다.
3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신흥 산업국들이 한국산 철강을 향한 관세장벽을 높이고 있다.
KG동부제철은 주력제품인 컬러강판과 석도강판의 수출이 관세로 인해 직접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베트남은 10월 한국산 컬러강판의 반덤핑관세를 확정한다. 대상회사는 포스코강판, 동국제강, KG동부제철이다.
이미 지난 6월 세 회사의 컬러강판에 최대 19.25%의 반덤핑관세 예비판정을 내렸다.
인도는 현재 한국산 석도강판에 반덤핑관세 부과를 검토하고 있다. 7월 아연도금강판에 이미 30%의 관세를 매긴 만큼 석도강판에 반덤핑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사장으로서는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철강제품 수입이 많은 신흥 산업국에서 동부제철 컬러강판과 석도강판에 관세를 매긴다면 실적에 타격을 받는 게 불가피하다. 이 사장은 타격을 만회하고 수출량을 더욱 늘리기 위해 새로운 해외판로를 개척해야 한다.
이 사장은 직전 직장인 강관회사 넥스틸에서 부사장을 지내며 미국에 수출하는 강관의 관세 문제에 대응하고 수출쿼터를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그 전에는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인터내셔널)에서 금속본부장, 호주 법인과 말레이시아 법인의 법인장 등을 역임하며 해외경험을 축적했다.
곽 회장도 이 사장의 이런 역량을 높이 사 KG동부제철의 대표이사로 발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KG동부제철 관계자는 “철강업계를 잘 아는 사람도 있고 대외역량을 갖춘 사람도 있지만 양쪽 모두 뛰어난 사람을 찾기는 쉽지 않다”며 “이 사장은 KG동부제철의 대외사업에서 그 역량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철강제품을 향한 관세장벽이 높아지고 있지만 KG동부제철의 주력제품인 컬러강판의 글로벌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전망돼 이 사장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일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철강시장 전문업체 글로벌인포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컬러강판 시장규모는 2019년 24조 원에서 2024년 33조 원까지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사장이 대외사업에 집중할 수 있는 내부 환경이 마련되고 있다는 점은 부담을 다소 덜 수 있는 요소다. 곽 회장이 직접 KG동부제철 회장에 올라 회사 조직개편 등 경영전반을 챙기며 이 사장의 지원사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곽 회장이 추진하는 조직개편이 KG동부제철과 동부인천스틸의 통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KG동부제철의 당면과제 가운데 하나인 동부인천스틸의 정리작업도 직접 챙기겠다는 뜻으로 보여 이 사장은 한층 부담을 덜게 됐다.
KG그룹은 지난 4월 동부제철 인수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동부인천스틸을 정리하고 컬러강판 생산설비를 당진공장으로 통합한 뒤 동부인천스틸의 인천공장 부지를 매각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곽 회장은 수출물량 확보를 위한 증산도 추진하고 있다. 그는 2일 열린 KG동부제철 출범식에서 KG동부제철 당진공장에 연 60만 톤의 컬러강판 생산설비를 갖추기 위한 투자계획을 밝혔다.
KG동부제철은 자회사 동부인천스틸의 인천공장에서 컬러강판을 연 45만 톤 생산하는 국내 2위 생산회사다. 60만 톤의 생산력이 추가된다면 기존 1위 동국제강의 75만 톤을 크게 앞선다.
이 사장은 KG동부제철 출범식에서 “동부제철이 KG동부제철로 거듭나는 중차대한 시점에 KG동부제철의 재건이라는 중책을 맡게 됐다”며 “깊은 사명감으로 힘을 다해 개혁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8월30일 KG그룹은 동부제철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인수에 필요한 잔여납입금 3600억 원을 모두 납입했다. 이와 함께 사내이사였던 이 사장이 정식으로 대표이사에 올랐다.
동부제철은 2일 회사이름을 KG동부제철로 바꾸고 공식 출범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