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관 NH농협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이 농업인의 실질적 이익 증진을 위해 정책보험을 계속 강화하고 있지만 손실 보충이 쉽지 않아 보인다.
정책보험 강화에 따라 손해율이 높아지는 것은 일반보험에서 보장성보험을 늘리고 자산운용 수익을 늘려 보완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만만치 않다.
5일 NH농협손해보험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NH농협손해보험은 올해 초부터 정책보험인 농작물보험과 가축보험의 보장범위를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NH농협손해보험은 4월 ‘벼’ 농작물 재해보험을 출시하면서 보장범위를 사료용 벼로 넓혔으며 2월에는 시설작물과 관련해 기상특보가 발령되면 피해율과 상관없이 보험금을 지급하기로 보상기준을 변경했다.
NH농협손해보험 관계자는 “NH농협손해보험은 재해 보장품목과 보장범위를 꾸준히 늘려 농업인들이 안심하고 작물을 재배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정책보험의 보장품목과 보장범위가 넓어질수록 NH농협손해보험의 실적 개선은 더욱 멀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2018년 NH농협손해보험의 순이익은 20억 원으로 2017년보다 92.4%나 크게 감소했다.
지난해 순이익이 급감한 것은 자연재해로 보험 지급금액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NH농협손해보험의 손해율은 2018년 말 기준 89.83%다. 10곳의 국내손해보험사 가운데 롯데손해보험 다음으로 높다.
손해율은 가입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을 가입자로부터 받은 보험료로 나눈 값이다. 손해율이 높을수록 수익성이 낮은 셈이다.
NH농협손해보험은 정책보험에서 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만큼 장기보험과 일반보험에서 보장성 보험을 늘리고 자산운용 수익을 늘려 이를 보완하겠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그러나 강원도 산불 등 예상하지 못한 재해가 발생하면서 NH농협손해보험의 손해율이 더욱 커지고 있어 2분기 전망도 그다지 밝지 않다.
강원도 지역 안에서 산불 피해로 보상청구가 가장 많이 이뤄진 보험사는 NH농협손해보험인 것으로 조사됐다.
NH농협손해보험은 다른 보험상품들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정책보험의 손실을 메꿔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여름의 폭염이나 태풍·홍수 피해 등이 이어지면 정책보험 손해율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도 NH농협손해보험의 손해율 관리를 강조하고 있다.
김 회장은 NH농협금융지주 1분기 경영성과회의에서 “예상치 못한 재해가 일어난 만큼 손해율 관리에도 집중해 달라”고 당부했다.
NH농협손해보험은 정책보험인 농작물 재해보험과 가축 재해보험, 농기계 종합보험, 풍수해 보험을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 지원을 받아 판매하고 있다.
농작물 재해보험은 과수, 벼, 원예시설, 밭작물 등을 보장하며 가축 재해보험은 소, 돼지, 가금류는 물론 축사까지 보장하고 있다.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NH농협손해보험의 손해율은 자연재해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관리하기 쉽지 않다”며 “그렇다고 정책보험 특성상 손해율 상승에 맞춰 보험료를 올리는 것도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