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은 올해 하반기에 신규 취항할 것으로 예상되는 부산~싱가포르 노선에 새로운 좌석 형태인 뉴클래스 좌석을 도입한 항공기를 운항하기로 결정했다.
뉴클래스 좌석은 기존보다 좌석 사이 거리를 넓혀 승객의 편의성을 높인 새로운 형태의 좌석이다.
제주항공은 뉴클래스 좌석이 편안한 여행을 원하지만 대형 항공사의 비즈니스석에 탑승하기엔 부담스러운 고객들을 끌어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제주항공이 뉴클래스 좌석을 도입하는 부산~싱가포르 노선은 비행시간이 6시간을 넘는 중거리 노선이기 때문에 프리미엄 좌석의 수요가 클 수 있다.
고객들이 단거리 노선에서 불편함을 감수하고 저렴한 운임을 선택했으나 중거리 노선에서는 편안한 좌석을 구매하는 업셀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한항공 기준 인천~싱가포르 노선의 평일 이코노미석 왕복 총액 운임은 80만~90만 원대다. 같은 노선의 비즈니석 총액운임은 230만 원대로 약 140만 원 정도의 가격 차이가 난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비슷한 수준이다. 항공권의 ‘중간 가격대’가 부재한 상황인 셈이다.
제주항공은 뉴클래스 이외에도 국제선 ‘페어패밀리’ 운임제도를 통해 운임을 세분화 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페어패밀리는 추가 수하물 등 기존 운임에 포함되지 않는 고객에게 운임을 할인해주는 운임체계다. 반대로 더 좋은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에게는 소정의 추가 요금을 받고 과 우선 탑승, 좌석 지정, 추가 수하물 등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제주항공의 이런 운임 세분화와 관련해 대형 항공사의 사업모델을 제주항공에도 도입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운임 세분화가 사업모델을 저비용항공사 사업모델과 대형항공사 사업모델로 이원화해 운영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제주항공은 사업모델 자체를 대형항공사(FSC)와 유사하게 바꾸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석주 제주항공 대표이사 사장은 3월28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사업모델을 이원화에서 대형항공사의 모델도 함께 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데 이는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기존에 먼 거리를 갈 때 저비용항공사는 불편해서 안타는 고객 분들에게 편안함을 제공하면서도 가성비 좋은 운임체계를 만들어내는 등의 제주항공 고유의 사업모델을 통해 대형항공사와 경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클래스와 페어패밀리 등이 국내에서 아직 시도된 적이 없는 운임체계인 만큼 제주항공의 수익성에 부담을 안겨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뉴클래스 좌석은 넓은 좌석 공간을 확보해야하는 만큼 한 항공기에 탑승할 수 있는 승객의 수가 줄어들게 된다. 제주항공에 따르면 뉴클래스 좌석을 도입하는 항공기는 좌석 수가 기존 189석에서 174석으로 줄어든다.
뉴클래스 탑승률이 예상보다 저조하다면 일드(운항거리당 매출)는 오히려 감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이런 우려와 관련해 “뉴클래스제도는 현재 미국의 저비용항공사 제트블루가 운영하고 있는 ‘민트’ 제도와 비슷하다”며 “이미 해외에 성공사례가 있는 만큼 무모한 시도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